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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불안한 농산물·석유류 하반기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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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불안한 농산물·석유류 하반기 물가

소비자물가가 2%대 구간에 진입했다. 하지만 과일과 농산물·석유류·외식비 등 체감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 누적된 고물가에다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특성 탓이다.

특히 외식 물가는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8% 수준이다. 밥상 물가인 신선식품 가격이 1년 전보다 11.7%나 오른 여파다.

정부도 커피 농축액 등 식품 원료 7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는 등 안정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제 식품가격 하락분이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속도는 늦거나 아예 없는 게 문제다.
게다가 독과점 구조를 보이는 국내 유통구조의 후진성도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물가 상승기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유통업계를 견제할 수 있는 감독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물가 안정은 민생경제의 핵심이다. 특히 먹고사는 데 필수적인 먹거리 물가는 서민의 살림살이에 영향을 미친다. 먹거리 수요를 예측하고 안정적인 공급 계획을 짜는 것은 정부의 책무다.

농수산물 등 먹거리의 경우 가격조절을 위한 수입도 어렵다. 각종 규제로 인해 이웃 국가에서는 남아도는 먹거리를 국내에 들여오기 힘들게 돼 있기 때문이다. 먹거리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셈이다.

물가를 부추기는 재정정책도 자제해야 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당시 재정확대 정책의 결과다.

재난지원금 등을 지원한 게 물가를 올리고, 서민 생활고로 이어진 것이다. 양극화 해소와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을 위해 재정지출은 필요하다.

하지만 민생지원금과 물가는 조삼모사의 관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반기 물가 전망도 어둡다. 공공요금의 경우 인상 시기를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게 고물가 시대에 서민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