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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맹점수수료, 카드사-가맹점 간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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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맹점수수료, 카드사-가맹점 간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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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카드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가맹점수수료 산정 시기가 미뤄지면서 카드사들이 한숨 돌리게 됐다. 금융당국은 최근 3년마다 의무적으로 산정해왔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앞으로 유연하게 개선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이번 조치는 수수료 산정 시기를 단지 미루는 데 그쳐 카드사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수수료는 카드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로 카드사의 입장에서 본업 핵심 수익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래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인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개편했는데, 모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이마저도 가맹점주 90% 이상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아 가맹점수수료에 따른 부담이 적다는 게 카드사들 설명이다.

작년 8개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8조1023억원으로 수수료율이 현재 수준으로 조정되기 전인 2021년(7조7024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 속에서도 신용·체크카드 승인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경은 마땅한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업 수익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이후 대출사업이나 자동차 할부 사업, 데이터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는데, 현재 전체 수익 비중에서 가맹점수수료는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신사업 발굴이 더딘 가운데, 빅테크 업체마저 결제시장에 발 빠르게 침투하면서 카드산업의 성장도 둔화하고 있다. 현재 가맹점수수료는 떨어질 만큼 떨어져 더 내릴 여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과 업계 분석이다. 특히 소상공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니 정치권 역시 표심을 우려해 가맹점수수료를 정치화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가맹점수수료를 정부에서 정해주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무이하다. 본업 수익이 부진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이면서 방어에 나서고 있다. 가맹점수수료는 비용이 아닌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봐야 한다.

카드사와 가맹점의 정당한 거래에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때로는 시장에 맡겼을 때 비로소 합리성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격이라는 것이 어느 한쪽 편들기가 아닌 합리성을 찾을 수 있도록 시장에 돌려줘야 한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