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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시장개입 약발 없는 엔화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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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시장개입 약발 없는 엔화 약세

일본은행이 지난 주말 이틀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 사진=지지/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행이 지난 주말 이틀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 사진=지지/EPA/연합뉴스
일본은행이 지난 주말 이틀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엔화 가치가 달러당 4엔이나 하락하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인 것이다. 지난 4월 29일에 이은 시장개입이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후에도 환율은 달러당 157엔을 유지 중이다. 최근 3주간 최고 수준이다. 시장개입에 나선 이유는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를 자극해 실질소득을 줄인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올봄 임금인상률은 5.1%다. 5%를 넘긴 것은 32년 만이다. 일본 97개 대기업 월평균 임금은 98만3112엔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바람에 5월 실질임금은 1.4%나 감소했다. 연속 26개월 감소했다. 최장기간 감소 기록이다.

하반기 실질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길 기대하는 일본 정부로서는 물가상승의 주범 격인 엔화 약세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달러당 170엔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내년 실질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힘들다.

기업의 이익이나 임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경우 달러당 엔화 환율이 1년 내 10% 오르면 실적도 5.7% 늘지만,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제조업 기업의 실적은 2.1%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환율이 상승하는 것보다 하락하는 게 유리한 국면이다. 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3.4%의 기업이 수입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경영 애로를 느낀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은 미국과의 금리차에 있다. 일본 투자자금이 매달 1조 엔 이상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이유다.

상반기에 기관투자자가 미국 주식에 투자한 자금만 6조1639억 엔 규모다. 6개월 정기예금 이율이 0.1%인 일본에서는 2%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다수 기업에서 적정 환율로 생각하는 달러당 110엔에서 130엔을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