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엔화 가치가 달러당 4엔이나 하락하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인 것이다. 지난 4월 29일에 이은 시장개입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올봄 임금인상률은 5.1%다. 5%를 넘긴 것은 32년 만이다. 일본 97개 대기업 월평균 임금은 98만3112엔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다.
하반기 실질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길 기대하는 일본 정부로서는 물가상승의 주범 격인 엔화 약세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달러당 170엔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내년 실질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힘들다.
기업의 이익이나 임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경우 달러당 엔화 환율이 1년 내 10% 오르면 실적도 5.7% 늘지만,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제조업 기업의 실적은 2.1%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환율이 상승하는 것보다 하락하는 게 유리한 국면이다. 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3.4%의 기업이 수입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경영 애로를 느낀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은 미국과의 금리차에 있다. 일본 투자자금이 매달 1조 엔 이상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이유다.
상반기에 기관투자자가 미국 주식에 투자한 자금만 6조1639억 엔 규모다. 6개월 정기예금 이율이 0.1%인 일본에서는 2%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다수 기업에서 적정 환율로 생각하는 달러당 110엔에서 130엔을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