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수첩] ‘티메프’ 사태 입장문, 참 시원찮다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0

[기자수첩] ‘티메프’ 사태 입장문, 참 시원찮다

김수식 유통경제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수식 유통경제부 기자
‘티메프’ 사태가 이슈다. 어딜 가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다. 이 사태를 일으킨 기업들은 입장문을 내놓았다. 무엇 때문일까. 지금 다시 읽어보는 입장문이 시원찮다.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정산 지연이 발생하자 시선이 집중됐다. 여론이 들끓자 큐텐은 17일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들은 말했다. 전산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생긴 일이라며 판매자들에게 빠르고 안전한 대금 지급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이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가 발생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얼마 안 있어 큐텐의 또 다른 계열사 티몬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결국 피해자들은 티몬과 위메프 본사를 점령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티몬과 위메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사태 해결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결국 피해자들은 구 대표의 해명을 촉구했다.
29일 뒤늦은 구 대표의 입장문이 도착했다. 역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단지 입장문을 통해 몇 번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금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날 티몬과 위메프는 서울 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두 회사가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해 기업 회생을 받아들일지 결정한다. 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중소 판매자들이 정산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는 셈이다.

두 회사는 또 한번 입장문을 통해 “위메프의 일부 판매회원들이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인해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위 회사를 비롯하여 관계회사인 당사 등의 자금 상황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거래중단 및 구매·판매 회원들의 이탈이 시작됐다”고 했다.

역시 시원찮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