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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 시대, 건설사 역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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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 시대, 건설사 역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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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정승현 기자
전기자동차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 사건이 발생해 차량 40대가 불에 탄 사건을 계기로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전기차를 지하주차장에 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민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의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전기차 등록대수는 전체 승용차 중 2.4%인 약 51만 대다.

전기차 화재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기차 화재가 총 72건 발생했다.
한 번 발생하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일정 온도에 다다랐을 때 화학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열폭주' 현상 때문에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오랜 기간 불타니 주변의 자동차 수십 대로 불이 옮겨붙고, 유독가스도 발생해 사람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접근을 막자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지하주차장 수용은 불가피하다. 특히 차량 수요가 많고 밀도가 높은 도심지에서 지상 주차장을 늘릴 수도 없다.

도심지가 아니라도 건설사들은 아파트 단지 지상 공원화를 내세우며 100% 지하주차장 설계를 적용해왔다.

탄소중립의 핵심 중 하나인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전기차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하주차장이 필요해졌다.

결국 전기차 확대의 또 다른 열쇠를 건설사가 쥐게 됐다. 전기차 충전시설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맞는 소방 설비를 구축하려면 추가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새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미 DL이앤씨를 시작으로 주요 건설사들은 전기차 화재 진화 설비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처럼 화재에 대비해 환기 시설과 대피 경로를 비롯한 소방 규제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 맞게 개정해야 하지만, 규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긴 어렵다.

앞으로 전기차 확대에 건설업계가 어떻게 기여할지 주목할 때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