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세를 결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밀 9월 선물가격은 부셸당 5.4달러 전후다. 5월 하순의 부셸당 7.2달러에 비하면 2개월 사이 25% 하락한 셈이다.
미 농업부의 최신 데이터를 보면 올해 밀 예상 생산량은 7억9619만 톤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파키스탄·아르헨티나 등 주요 생산국의 수확량도 예상치를 웃돌 전망이다.
농업 시장조사기관인 소비에콘(SovEcon)의 자료를 보면 올해 러시아 밀 생산량은 8420만 톤이다. 지난 6월의 예상치 8070만 톤에 비하면 4% 정도 늘어난 수치다.
공급량 증가는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농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이유다.
유럽은 7월 1일부터 러시아산 곡물에 대해 수입 관세를 올렸다. 러시아산 경질 밀의 경우 관세가 제로에서 톤당 148유로로 오른 것이다. 사실상 러시아산 밀 수입을 막으려는 조치인 셈이다.
러시아가 밀 수출로 벌어들인 자금을 우크라이나 침공 경비로 전용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튀르키예의 경우 10월 15일까지 가공을 위한 밀 수입을 중단했다. 러시아산 밀을 수입해 재수출하는 튀르키예 제분업계는 밀 수입 관세 45%를 내야 한다.
튀르키예산(産) 밀 재고를 줄이고 자국의 밀 가격 폭락을 막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가격 폭등에 대비해 관세를 제로로 낮췄던 것과 정반대 정책인 셈이다.
공급 부족이 과잉으로 변했다. 밀가루 가격도 내려야 맞다. 소비자들이 외식 식품업계의 대응을 감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