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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터리 실명제보다 더 중요한 예방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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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터리 실명제보다 더 중요한 예방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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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정희 기자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배터리 실명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최근 인천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처음에는 중국 CATL 제품으로 알려졌다가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인 파라시스인 것으로 밝혀져서다. 파라시스 배터리가 화재 위험으로 중국 내에서 리콜된 게 함께 알려진 것도 한몫했다.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야 한다" "배터리 실명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도 홈페이지에 자사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며 힘을 보탰다.

제조사 공개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먼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수혜가 예상된다.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중국산 배터리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국내 배터리 업체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알권리도 만족시킬 수 있다. 비싼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40%를 차지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어디 업체의 것인지를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화재를 예방하거나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오히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무조건 배터리'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아닐까. 전기차에서 불이 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과충전 등 배터리가 이유일 수 있고, 다른 시스템에서 문제가 생겨서일 수도 있다. 인천 사고만 보더라도 충전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정부는 12일 그리고 13일 전기차 화재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 방안,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확충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충전율을 90%로 제한한 전기차만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을 허용하는 섣부른 정책을 내놨다.

당장 화재 조치는 물론 앞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위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업계와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만한 대책을 기대해본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