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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능성'으로 주가만 올리려는 바이오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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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능성'으로 주가만 올리려는 바이오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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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로 인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 발전하는 곳도 증가했지만 정부의 제도를 자사 홍보에 활용하는 불량 기업도 늘어났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관련된 위원회를 꾸리고 긴급사용승인이라는 제도를 통해 빠르게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일부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치료제 일부도 활용됐다.
위급 상황에 맞춰 운영된 제도였기에 지금은 사실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최근 다시 코로나19가 유행하지만 새로운 치료제나 백신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긴급사용승인을 다시 시행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 바이오 기업들이 이 같은 제도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승인받겠다고 주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긴급사용승인제도의 경우 2022년부터 지금까지 바이오 기업들의 단골 멘트로 활용되고 있다.
긴급사용승인제도는 기업이 신청하는 게 아니라는 관계 부처의 의견에도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부처를 통해서 신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정작 어떤 방식으로 신청할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논의할 예정'이라는 식으로 돌려서 답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상 3상까지 완료하고 긴급사용승인이 안 되면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정부 부처를 탓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22년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갈 때쯤 코로나 테마주인 한 기업은 임상이 끝났는데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을 해주지 않아 품목허가 신청을 따로 하게 됐다는 식의 입장을 내놓으며 자연스럽게 남 탓을 시전했다.

최근 특정 바이오 기업이 자사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는데, 정작 이를 심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업이 다른 부처에 이를 신청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런 제도를 홍보로 활용하는 기업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질색했다.

문제는 이를 믿고 해당 기업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이 악용할 경우 정부 부처에서 페널티를 줘야 한다. 상장사의 경우 금융당국과 논의해 사후 제재를 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