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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통화정책 핵심은 시장과의 소통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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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통화정책 핵심은 시장과의 소통능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리는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9월 금리인하나 한국의 기준금리 기대치를 모두 반영한 결과다.
시중금리의 하락에도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는 상승세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차례나 오른 상태다.

금융당국이 창구지도라는 수단을 통해 은행을 압박한 결과다. 목적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3차례 동결한 것도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에서다.

서울의 아파트값이 22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을 한 모양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

특히 주택가격 폭등으로 인한 미래 세대의 불안을 줄이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미국의 9월 금리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도 금융 안정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내수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통계청의 2분기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2.9%나 줄어든 상태다. 2009년 1분기(-4.5%)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설비투자도 0.8%나 감소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는 고금리 영향이다. 한은도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0.1%포인트 낮췄다.

고금리 지속으로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이 1.8%에서 1.4%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대통령실이 한은의 금리동결에 대해 이례적인 불만을 토로한 이유다. 재정과 통화 정책을 동원해서 내수를 살려야 하는 게 정부의 임무다.

물가 상승세도 꺾이고 있고, 환율도 안정 국면이다. 시장에서도 10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 연준의 금리정책을 추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이밍을 중시하는 금리정책의 핵심은 시장의 기대를 선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