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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생산능력 확대 꾀하는 반도체 업계, 일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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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생산능력 확대 꾀하는 반도체 업계, 일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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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장용석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신입·경력사원 모집’이다. 올해 들어 완벽히 부활에 성공한 반도체 업계는 매출 호황과 함께 잇따라 매출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늘어난 매출만큼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 반도체는 최대 수출 품목으로 7월까지 769억 달러를 수출해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수요는 넘쳐나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너도나도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에도 공장을 빠르게 건설해 제품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인력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력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기업인 TSMC도 미국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가동을 1년 늦췄을 정도다. 이는 인력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인력이 부족하거나 크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사는 외국인 기술자부터 신입·경력직을 가리지 않고 모집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인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대학과 연계해 반도체학과를 개설하는 등 반도체 인재 양성을 독려하고 있지만 반도체학과는 의대나 법대에 항상 밀려 우수 인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줄어든 출산율 탓에 인재풀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가 5년간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30조원 이상을 투자해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인력 문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다.

반도체 산업이 국내 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요인인 만큼 인재와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나 기업의 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