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우리는 '효과'와 '효율'의 차이점에 대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효과(Effectiveness)'란 목표를 달성하는 정도나 목표가 얼마나 잘 달성됐는지를 나타낸다. '효율(Efficiency)'이란 주어진 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는지를 나타낸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것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효과와 효율에 대해 살펴보면, 연결되어야 하는 사람과 잘 연결되는 것. 즉,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상대방이 정확하게 이해했는가를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이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의 각 자원(언어와 언어를 활용하는 표현, 비언어적 표현, 대화의 공간과 시간 등을 모두 포함)을 경제적으로 활용해 연결되게끔 하는 것이 효율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되게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모두 한국어를 사용하여 커뮤니케이션하지만 효율을 중시하는 소통과 효과를 중시하는 소통의 결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말했다고 해서 상대가 들은 것이 아니다.
들었다고 해서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이해했다고 해서 동의한 것은 아니다.
동의했다고 해서 기억한 것은 아니다.
기억했다고 해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행동했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쯤 되면 과연 과연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리가 하는 많은 커뮤니케이션은 상대에게 내가 '말했다'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대에게 이해를 구하고, 나의 뜻에 공감해주기를 원하고, 그를 토대로 어떤 행동을 해주기를 원하기에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수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다. 내가 어떻게 이야기해야 '저' 사람은 내 말을 들어줄까? 내가 어떻게 이야기해야 '저' 사람은 내 말을 이해해줄까? 공감해줄까? 기억해줄까? 나의 요청에 응해줄까? 물론 어떤 말은 아무리 상대를 고려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이야기해도 상대가 조금도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 역시도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상에 그 무엇도 내가 아닌 상대방을 강제로 변하게 할 수는 없다. 상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채 효율만을 중시한 커뮤니케이션은 더 큰 비효율을 발생시킨다. 갈등을 만들게 되고, 갈등에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된다.
어쩌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효과와 효율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내어 내가 관계 맺고 있는 상대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고 그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해한다는 것이 나의 기준으로 내 멋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재단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나와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관계에서 신뢰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보이는 일관된 모습이자 서로의 다름이 얼마나 수용되고 존중받는지와 직결된 것이 아닐까.
가장 쉬운 방법은 질문하는 것이다. 이때의 질문은 나의 판단과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반대할 것이 뻔하다 하더라도, 상대방과 연결되고 싶은 간절함으로 상대를 이 대화에 초대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고, 이해를 구하는 대화를 끊임없이 하고, 그 너머의 선한 의도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내가 왜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그래서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면 좋겠는지, 진정으로 우리에게 좋은 것은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는 것에 따라줄 수 있겠는지 그 무수한 대화를 시간을 내어 주고받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효과와 효율을 둘 다 챙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신혜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