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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부동산 PF 구조조정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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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부동산 PF 구조조정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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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동산 PF 대출 조건은 사업자에게 총사업비 33% 이상의 자본을 요구한다.

호주나 일본 등도 30% 이상의 PF 자본 비율을 충족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에선 토지를 스스로 확보하고 건축 허가를 받은 후에야 공사비 대출이 가능하다.
건설사의 3자 보증도 찾기 힘들다. 사업자가 스스로 위험성을 면밀하게 검증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10% 정도의 자금으로 건설사와 연기금 등의 지분 투자를 받아서 하는 국내 PF와는 사뭇 다르다.

올해 상반기 1조2019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새마을금고의 실적 악화는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것이다.
올 상반기와 지난해 하반기 1조원의 손실을 본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다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 중단으로 대출 연체가 많아진 탓이다.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모양새다. 금융사들이 PF 부실을 정리하지 못하면 금융사 부도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PF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이유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시행사가 자기자본을 적게 투입하면 금융회사 대출도 줄이는 게 핵심이다.

고질적 문제인 건설사의 책임준공 확약 관행도 해소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시행사는 자본 투입비율 조정에 반대하고 있다. 자기자본 3%에 97%를 대출에 의존하는 영세업자의 입장도 모르는 바 아니다.

KDI 자료에도 지난해까지 3년간 300여 PF 사업을 분석한 결과 시행사의 자본 투입비율은 평균 3.1%다.

문제는 이행이다. 내년 2월까지 부실이 우려되는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 시험대인 셈이다.

부실 사업장 정리는 한두 번 강조한 게 아니다. 하지만 경·공매에 넘겨 정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금리 인하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만을 기다리며 버티는 관행 탓이다.

시행사와 금융사 간 짬짜미 고리를 끊는 게 개혁의 핵심인 셈이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개혁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