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021년 8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후 1년 9개월간 유지했다. 고금리 장기화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기업과 가계대출 금리는 신용도와 담보가치에 따라 6~7%대로 오른 상태다.
투자 감소는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민간 소비도 나빠지기는 마찬가지다.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로 지난 2분기 소비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수 경기가 11개월째 부진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현재의 관심사는 통화 완화 정책 이후의 금융과 실물경제 움직임이다. 일단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하락했던 시장금리는 다시 오르는 추세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연말까지 가계대출의 고삐를 늦출 수도 없다. 예금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상태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국제 금융시장의 금리 하락 영향으로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은의 통화 정책 전환이 금융시장에 체감 효과를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전체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연간 약 3조원 줄어들고 자영업 대출자도 약 1조7000억원 혜택을 볼 것이란 당초 한은의 예상과 다른 결과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달리 움직인다는 것은 한은의 통화 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서울 집값이 0.83%p 상승한다는 한은 보고서를 신뢰하기도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