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은 부동층과 경제정책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즈(NYT) 분석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3.7%(약 120만명)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swing voters)으로 분류된다. 2024년 미국 대선은 경제와 부동층의 표심에 의해 결정될 중요한 선거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과 같은 스윙 스테이트에 거주하는 부동층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에서도 양 후보의 핵심 타깃이다. 부동층은 경제적 상황과 정책에 따라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이들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각 캠프의 경제 공약과 막판 메시지 전략이 관건이다.
■경제가 부동층에 미치는 영향
부동층 유권자들은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현재 높은 생활비와 인플레이션은 저소득층 유권자들에게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과 변화를 필요로 한다. 물가상승은 저소득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부동층 사이에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이러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회의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내세우며, 중산층과 서민층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해리스의 접근은 부동층 유권자들이 직면한 실질적 경제문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내용보다는 비판적인 메시지에 치중하고 있다.
현지에선 흑인이 부동층의 약 25%를 구성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제임스는 “해리스 캠프가 젊은 흑인 남성을 단속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다. 젊은 흑인 남성은 역사적으로 그들의 지지 기반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에 따르면 부동층은 식료품 가격과 주거비 등 경제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해리스를 버리고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투잡을 뛸 가능성이 크고, 가계 소득이 평균적으로 1만5000 달러 낮기 때문에 해리스보다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해리스 후보는) 흑인으로 알려지길 원한다. 그래서 그가 인도인인지, 흑인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트럼프의 막말은 인종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해리스의 부동층 공략이 성공하기보다는 트럼프의 말실수가 부동층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는 최근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 흑인 남성 20%의 지지와 라틴계 남성들의 지지율 47%를 받기도 했다. 미국 유권자의 70%가 백인이다. 해리스는 특히 백인 여성 유권자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대선 막판까지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은 막상막하다. 숨겨진 부동층 3.7%를 찾아야 한다. 최근 트럼프의 막말이 심해지는 것도 집토끼를 잡고 부동층의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다. 해리스의 반 트럼프 인사와의 접촉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범죄 대응방법으로 "당신이 도둑질하면 상점을 나설 때 총에 맞게 된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체니 전 하원의원을 향해 "얼굴에 총을 겨누자"는 막말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여성 유권자 지지를 받고 있는 해리스는 "여성의 주체성, 권위, 권리, 자기 몸을 포함해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맞대응에 열을 올렸다. 트럼트와 해리스의 막판 부동층을 표심을 바라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경제 공약, 글로벌이 긴장
해리스와 트럼프는 선거 막바지에 경제에 대한 말싸움이 더 격해지고 있다. 모두 부동층을 겨냥한 의도된 발언이다.
트럼프는 2일에는 전통적 민주당 텃밭인 버지니아주 세일럼도 찾았다. 그는 “카멀라가 이기면 1929년과 유사한 경제공황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는 "미국 제조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내 계획이자 의향"이라며 맞대응한다.
해리스 캠프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는 실질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세제 혜택을 통해 서민층에 실질적인 경제 지원을 제공하고,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강조하며 경제 문제에 약점을 보완하고자 한다.
양측의 경제 문제에 대한 경쟁은 부동층 표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은 막바지에 다달았다. 결정은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기축통화국이자 혁신 경제시스템을 갖춘 미국의 대선은 자국 뿐 아니라 한국, 유럽 등 글로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도 그 결과에 맞는 대비를 해야 한다. 이제 미국의 또다른 '경제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