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파이넥스는 자체 개발한 제철 공법이다. 철광석과 유연탄을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가루 형태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설비 투자비와 생산비가 덜 들고 환경오염을 절감하는 대신 화재에 취약하다는 게 단점이다.
철강 공정에 사용되는 산소는 고압인데다 인화성도 강해 폭발할 수 있다. 파이넥스 공장에서만 수년 주기로 사고가 빈발하는 이유다.
파이넥스 시설 외에서도 화재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포항제철소 내 선강 지역 통신선 화재를 비롯해 2월 15일 석탄 운반시설과 29일 원료 이송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났다.
지난해 4월 18일 3고로 인근 코스코 오븐 가스(COG) 승압장치 화재를 필두로 같은 달 27일 3파이넥스 공장용 원료 수송 컨베이어벨트도 불탔다. 12월 21일과 23일에는 철광석 컨베이어벨트와 2고로 주변 전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에 불이 난 3파이넥스 공장은 연산 200만t 규모의 쇳물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나머지 3개 고로와 1개 파이넥스 공장에서 나오는 쇳물의 10% 정도다.
광양제철소까지 합치면 철강 생산과 수급에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포항제철소 4고로 개수 완료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2.2%, 4.8% 증가하던 추세에도 악재다.
반복되는 안전 불감증을 막을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