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농업계가 FTA 재협상에 민감한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0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농업계가 FTA 재협상에 민감한 이유

세계 1위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이 FTA 재협상을 구실로 국내 농산물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미국의 옥수수밭.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1위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이 FTA 재협상을 구실로 국내 농산물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미국의 옥수수밭. 사진=AFP/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환율관찰대상국에 다시 지정됐다. 환율 리스크에 이어 앞으로 10%의 보편 관세나 FTA 재협상 등 트럼프 2기에 예고된 악재는 많다.

보편 관세는 1971년 닉슨 대통령 당시에도 모든 수입품에 부과했던 전례가 있다. 한·미 FTA 재협상은 의회 비준 등을 거쳐야 하지만 보편 관세보다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다.
트럼프식 협상 스타일로 보면 FTA 재협상을 구실로 방위비 등 여타 분야 양보를 요구할 여지도 크다.

다양한 사안을 시나리오별로 엮어 대응하는 전략이 시급한 이유다. 시간 끌기 전략도 통하지 않는다. 다른 보복 조치로 압박하는 그의 협상술에 대비한 다양한 카드의 준비는 필수다.
한국 대기업이 미국 내 반도체·배터리·전기차 공장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강점이다. 양국 간 ‘윈-윈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는 이미 큰 관심을 표명한 조선·군수 산업을 비롯해 원자력·에너지 분야 등 다양하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농산물이다. 세계 1위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이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과의 무역 역조 개선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이익 우선주의는 동맹국이든 FTA 체결국이든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상대국을 평가하는 기준은 오로지 무역수지다. 미국의 관심이 높은 농산물과 미국이 적자를 많이 보는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 개방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이 한국에 수입 확대나 수입선 변경을 요구할 품목으로 쇠고기·옥수수·대두·치즈 등이 있다. 또 육류나 과일류의 검역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 등 새로운 생명공학 제품에 대한 수입승인 절차 개선 등과 같은 비관세 장벽에 대한 시정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할 경우의 수도 따져봐야 한다. 시나리오별 세부적 전략 마련은 필수다.

차제에 식량안보법을 만들어 중장기 농산물 수급 로드맵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