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은 경제적 역할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중요한 공공적 성격의 자산이다. 이번 우리금융 사건과 같은 대출 비리 의혹은 단순히 금융기관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어 금융계 우려를 낳고 있다.
■김영삼 정부 대대적인 정화 작업
1972년부터 발생한 은행장 대출 비리 사례를 통해 보면,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장영자 사건, 외환은행 부정대출 사건 등은 한국 사회를 흔들기도 했다. 1982년 장영자 사건에서 여러 은행장들이 뇌물을 받았던 사건은 당시 전두환 정부 하에서 발생했다. 전 정부는 군사 정권 출범 이후 금융계에 강력한 통제를 하며 경제 성장을 위한 자금 장악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금융계의 부패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장영자 사건은 바로 그런 환경 속에서 발생했다.
사퇴 사건은 22건으로, 주로 정치적 압력과 관치금융에 의한 결과였다. 1990년 한일은행 행장은 부동산 투기 문제로 청와대의 압박을 받아 사퇴했다. 1993~1997년 김영삼 정부 하에서는 21명의 은행장이 대출 비리로 퇴진했다. 구속 사건은 7건이며 부정대출, 비리, 뇌물수수와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1972년 외환은행 행장의 부정대출 사건과 1983년 조흥은행 행장의 뇌물 사건이 있다. 무혐의 사건은 2건, 사망 사건은 1건으로, 1976년 경남은행 행장이 허위주식 담보대출 사건과 관련된 스트레스로 사망했다. 역대 은행장 비리 수사를 보면, 결론적으로 은행장들의 법적 문제는 사퇴와 구속 사건으로 이어졌다. 일부 사망 사건도 발생하면서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번 우리금융 사건은 금융계의 투명성과 책임감, 그리고 정부의 감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금융기관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금융기관 신뢰 회복 나서야
첫째, 금융기관의 경영진은 정치적 독립성을 확립해야 한다. 정치적 압박이나 개입은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 대출 비리나 자금 운용에서의 책임 있는 독립적 경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 금융기관은 내부 감시와 외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더 철저한 윤리적 기준과 외부 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금융기관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셋째, 금융계의 부패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킨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금융기관은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건 발생 후 대응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금융 사건은 단순한 금융 비리가 아니라, 한국 금융계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사건이다. 금융계의 부패 문제는 금융기관 스스로가 더욱 철저한 자정과 외부 전문가의 참여가 보장되는 투명한 외부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