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이후 올해 마지막으로 12월 17, 18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멈추면 격노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2018년에 취임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줄곧 대립했다. 트럼프 1기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언제든 다시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간이 갈수록 12월 금리 동결에 베팅하는 선물 투자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11월 중순까지는 동결 가능성이 20%대였으나 지금은 반반 정도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내년 초부터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월가 투자자들은 예상한다. 시장은 대체로 내년 말까지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점친다고 CNBC가 전했다.
연준은 9월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 5.1%에서 4.4%로 낮췄다. 연준은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을 2025년 말 3.375%로, 2026년 말까지는 2.875%로 보고 있다. 2027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2026년과 같은 2.875%로 나타났다. 연준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할 계획이고, 내후년에 다시 50bp를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장은 이제 트럼프 당선인 정부 출범으로 금리 인하 폭이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
파월 의장과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임기 전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고, 바 부의장의 임기는 2026년 7월까지다. 이는 곧 최소한 내년에는 파월 의장의 의지대로 통화정책이 결정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연준 의장이나 부의장을 해임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컨센서스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 들면 파월 의장이 소송으로 맞설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파월 의장 간 파워 게임 속에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와 재정 정책 향방에 따라 한국 경제는 춤을 출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 및 경제계가 미국의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서둘러 짜야 한다. 이때 트럼프 ‘변수’보다 파월 ‘상수’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 연준의 독립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