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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뉴욕증시 추수감사절 이후 "트럼프 MAGA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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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뉴욕증시 추수감사절 이후 "트럼프 MAGA 폭탄"

추수감사절 백악관 칠면조 사면/사진=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추수감사절 백악관 칠면조 사면/사진= 로이터
11월28일은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다. 건국의 역사가 일천해 이렇다할 국경일이 없는 미국에서는 가장 큰 명절이다. 관공서 학교 기업 등 모든 기관과 단체가 휴뮤에 들어간다. 뉴욕증시도 하루 반 이상 쉰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등 가상 암호화폐도 거래가 중단된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다. 건국의 역사도 짧다. 그렇다 보니 모든 미국 사람이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명절이라고는 추수감사절이 유일하다. 1년에 한 번뿐인 미국 고유의 명절인 만큼 추수감사절을 대하는 열기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공식적으로는 11월의 마지막 목요일 하루만 공휴일이지만 대부분은 4일 이상 연속으로 쉰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일 수 있는, 그야말로 미국판 "동족 상봉의 날"이기도 하다. 출신 배경과 종교를 불문하고 미국인들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낸다.
추수감사절 행사는 1621년 식민 지배를 받던 매사추세츠의 플리머스에서 있었던 만찬에서 유래했다. 1620년 9월 15일 102명의 영국 청교도들이 종교 박해를 피해 플리머스항(港)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했다. 무려 66일의 항해 끝에 12월 21일 매사추세츠주(州) 연안에 도착했다. 그곳이 바로 오늘날의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다. 당시 청교도들이 고향의 향수를 담아 출발한 영국 항구 이름과 같은 플리머스로 명명했다. 그때 청교도들이 타고 온 배가 바로 메이플라워호다.

메이플라워호의 항해는 바로 미국의 건국 신화로 이어진다. 160t의 자그마한 메이플라워호에는 남성·여성·어린이 통틀어 약 102명이 함께 승선했다. 이들은 영국 정부의 국교회인 성공회와 단절하고 국가의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의 레이던에 피신했던 추방당한 분리주의자 청교도 회중이었다. 그들은 네덜란드 문화에 흡수당할 것을 걱정하여 런던에서 돈을 모아 미국 버지니아의 새로운 식민 개척지로 데려가 줄 두 척의 배를 전세 냈다. 그중 스피드웰호는 두 차례 출항에 실패했다. 결국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4425㎞에 걸친 대장정에 나섰다. 항해 도중 2명이 죽었다. 엘리자베스 홉킨스라는 승객은 항해 중에 아들을 낳아 '오세아누스'라는 세례명을 붙이기도 했다.
신대륙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때 도움을 준 인디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이 추수감사절의 유래다. 식민지 개척자들과 왐파노그(Wampanoag) 인디언 부족은 1621년 가을 추수를 끝낸 후 같이 모여서 만찬을 즐겼다. 이것이 영국의 식민지 개척자와 미 대륙 토착 원주민 간의 우정과 협력의 상징이 된 추수감사절의 시작이다. 오늘날 추수감사절의 요리로는 칠면조 고기, 고기 국물, 으깬 감자, 그리고 크랜베리 소스 등이 대표적이다.

매사추세츠 찰스턴타운의 지방의회에서는 1676년 6월 20일 역사상 처음으로 ‘추수감사절 선언서’를 발표하고 그해 6월 29일을 추수감사절로 지정했다. 1789년에는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지정하자는 의견을 개진했으나 토머스 제퍼슨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추수감사절이 합법적인 국경일이 된 것은 1941년 미국 의회가 추수감사절을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공식 승인하면서 부터이다. .

추수감사절 이튿날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이 이어진다. 미국 소매업 연간 매출의 20%가 이 기간에 팔린다. 미국 유통업계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쇼핑 철을 알리는 신호로 여긴다. 이 시기에 맞춰 소매업 할인 판매가 집중된다. 도심에는 쇼핑백 물결이 흘러넘친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해 대대적인 할인 판매 행사를 시작한다. 2005년에는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까지 등장했다. 유럽에서는 연휴 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는 ‘메가 먼데이(Mega Monday)’라는 말이 생겨났다.

추수감사절을 블랙 프라이데이로 연결시킨 아이디어는 메이시스 백화점이 냈다. 메이시스는 1924년부터 뉴욕 등 전국 각지에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를 열었다. 초기 퍼레이드는 백화점을 돌며 진행됐다. 퍼레이드를 보러 나온 사람들에게 대규모 바겐세일을 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생겨났다.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말은 많은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쇼핑을 시작함으로써 회계장부가 흑자(黑字)로 기록되는 날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쉰다. 엄청난 인파가 상점을 찾는다. 상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 판매를 위해 일주일 전 쯤부터 상점을 장식한다. 검은 금요일 즉 블랙 프라이 데이가 되면 상인들은 일찍이 오전 5시 전후에 문을 열고 손님을 끌기 위해 저가품이나 특매품을 내놓는다.미국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소비 경기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돼 있다. 소비가 GDP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향후 경기의 바 로미터인 셈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올 추수감사절은 그 의미가 각별해졌다. 트럼프와 그 측근 인사들이 외치고 있는 MAGA가 바로 추수감사절을 만든 초기 청교도 이민자들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만큼 올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미국 사람들의 마음은 숙연하다 못해 비장하기도 하다. MAGA는 영어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어다. 우리말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다. 건국의 아버지 시대의 위대함을 재현하자는 것이 바로 마가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