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상상 속 가능성에 머물렀던 양자컴퓨터가 현실로 다가왔다.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이 인공지능(AI) 시대의 고속도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양자컴퓨터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글로벌 협력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슈퍼컴퓨터는 데이터 처리에 강하고,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두 기술은 보완적이며, 양자컴퓨터는 특화된 문제 해결에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초격차를 노리고 있다. 구글의 최신형 양자 칩 ‘윌로(Willow)’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난제인 ‘오류 정정’ 문제를 30년 만에 처음으로 해결했다.
한국도 양자기술을 인공지능, 바이오와 함께 선점이 필요한 신기술인 3대 게임 체인저로 정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이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과 글로벌 투자 열풍이 맞물린 결과다. 구글은 최신 양자 칩 '윌로'가 슈퍼컴퓨터로 수십억 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양자컴퓨터 선도 기업인 아이온큐(IonQ)는 매출 성장과 기술 확장 소식을 발표하며 주가가 하루 만에 34% 상승하기도 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차세대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이진수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단위인 큐비트(qubit)가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중첩 상태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단시간에 풀어내는 압도적인 연산 속도를 자랑한다.
양자 얽힘과 오류 정정 기술이 추가되면서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잠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 암호 해독, AI 훈련, 금융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양자컴퓨팅은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며 첨단 기술 경쟁의 중심에 섰다. 구글과 아이온큐(IonQ)는 각기 다른 기술적 접근과 전략으로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구글은 2019년 '양자 우월성'을 입증하며 복잡한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해결해 주목받았다. 아이온큐는 이온 트랩 큐비트를 활용해 긴 코히런스 시간과 높은 정확도를 확보하고, 바륨 이온 기술을 통해 성능을 향상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국가 경제와 안보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평가받는다. 현재 미국은 구글과 IBM을 중심으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중국은 민관 협력을 통해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기술의 활용 가능성은 매우 광범위하다. 암호 해독 및 보안시스템 개발, 신약 연구, 금융 모델링, AI 효율 개선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양자컴퓨터의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국은 이를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구글 양자 AI 설립자인 하트무트 네벤은 양자컴퓨터의 발전에 대해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실용적인 문제도 풀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구글이 실제 문제 해결 사례를 내년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양자컴퓨터 실용화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의 성과를 양자역학 연구가 실질적인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는 아직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다. 큐비트 안정화, 오류 정정, 비용 절감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IBM과 구글은 상용화를 2030년 전후로 보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의학,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신약 개발, 에너지 효율성, 리스크 분석 및 투자 모델링에서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이제 AI 시대의 고속도로 위에서 발전되고 안전한 디지털 드라이브를 즐길 시간을 기대해본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