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은 원유 수입 중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이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에너지 무역 압박은 미국 무역 적자 문제를 전략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은 이를 통해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에너지 분야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산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은 한국에도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한다.
OPEC+는 전통적으로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갈등은 생산 합의 실패로 이어졌으며, UAE·카자흐스탄·이라크 등과의 마찰은 유가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우디의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으며, 2024년 생산량은 하루 평균 900만 배럴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우디의 경제와 정치적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시행하며 가격 안정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략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 트럼프 석유 정책과 미국 영향력 확대
미국은 셰일오일 혁명 덕분에 2024년 사상 최고 수준의 원유 생산을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2024년 하루 평균 1323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1353만 배럴로 증가할 전망이다. 셰일오일의 생산 증가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며, OPEC+의 가격 안정성에 도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을 세계적인 석유 생산국으로 만든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트럼프는 규제 완화와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석유 정책을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은 2020년부터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되었다. 2017년 세금 개혁 법안은 석유와 가스 산업의 규제를 완화하며 셰일오일 생산을 촉진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에너지 독립성을 강화하고, OPEC+와의 갈등을 심화시키며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트럼프는 OPEC에 석유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 증대를 요구하면서 미국과 OPEC, 사우디 간의 관계를 긴장시켰다.
■ 글로벌 석유 에너지 시장의 미래 전망
에너지 시장의 미래는 석유와 가스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재생 가능 에너지와 전기차 보급 확대가 이를 가속화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기술 비용이 크게 하락하면서 재생 가능 에너지는 이제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재생 가능 에너지가 전력 생산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는 석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EU에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하라고 요구하며, 강한 관세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는 특유의 SNS 문체로 “EU와 끝장을 볼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히 경제적 측면을 넘어 국제 정치적 압박을 동반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미국의 위상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한국의 대응과 전략적 과제
한국은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에 적응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현재 약 70%의 원유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석유 공급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 트럼프의 EU에 대한 압박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은 미국의 에너지 자원 확보를 통해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고려하고, 중동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늘려가고,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등 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재생 가능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은 한국의 에너지 독립성을 높이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