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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10조의 실험, 데이터가 그려낸 부동산 시장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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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10조의 실험, 데이터가 그려낸 부동산 시장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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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올 초만 해도 매수자 찾기가 정말 힘들었죠. 요즘은 실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투자를 결정하는 매수자가 제법 생겼어요."

서울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 A씨의 말이다. 불확실성이 큰 부동산 시장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변화의 핵심에는 데이터 기반의 시장 분석이 있다. 과거 부동산 시장이 개인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다면, 객관적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이 표준이 되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솔루션이 도입된 것이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져온 구체적인 성과다. 지난해 3분기 성수동 오피스 투자를 결정한 B자산운용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IT 기업들의 확장 이전 수요와 인근 재개발 계획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이 투자 결정의 핵심이었다. 실제로 6개월 만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시장 데이터는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다. 알스퀘어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는 전분기 대비 3.1% 상승했다. 오피스 매매지수는 486.0포인트를 기록하며 2년 전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러한 객관적 지표는 시장 참여자의 합리적 판단을 돕는다.

프롭테크 기업들의 혁신도 가속화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상업용 부동산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산가치 산정과 임대차 관리 시스템이 표준화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투자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도 보편화됐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알스퀘어가 달성한 누적 거래 10조원이다. 국내 단일 부동산 기업의 기록으로 최고치다. 거래 면적으로 환산하면 440만㎡에 이르는 규모다. 여의도 면적의 1.5배, 코엑스 전체 임대 면적의 24배다. 특히 2022년까지 150만㎡였던 누적 거래 면적이 2년 만에 290만㎡가 추가된 것은 데이터 기반 거래의 급속한 확산을 보여준다.

데이터 기반 분석의 영향력은 리테일 시장에서도 뚜렷하다. 대형마트들의 변신이 좋은 예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으로 전환을 통해 식품 경쟁력을 강화했고,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33개 지점을 변신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시장의 디지털화는 정보 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기관투자자만 접근 가능했던 시장 정보가 이제는 스타트업이나 개인투자자에게도 개방되고 있다. 이는 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로 이어진다.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화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도시계획청(URA)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구축했다. 홍콩의 주요 디벨로퍼들도 프롭테크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서치 영역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인 보고서 형태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링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ESG 요소와 관련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자산관리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IoT 센서를 통한 실시간 건물 관리, AI 기반의 에너지 효율화, 예측 정비 시스템 등이 도입되고 있다. 이는 운영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관련 직종의 재정의도 가져오고 있다. 전통적인 중개인의 역할이 데이터 분석가적 성격을 띠게 되었고, 자산관리자에게는 디지털 기술 이해가 필수가 되었다.

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온전한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대출규제 강화와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2025년, 데이터는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언어가 될 것이다. 이제 '감'이나 '경험'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이 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