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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푸른 뱀이 이끄는 공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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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푸른 뱀이 이끄는 공간 혁신

알스퀘어 데이터로 본 2025 인테리어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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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지난해 여름, 한 지하 커피숍에 들어섰을 때의 경험이 생생하다.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초록빛 벽면의 수직정원, 자연광이 스며드는 창가의 나무 의자, 그리고 공간 곳곳에 배치된 자연 소재의 가구들. 그 순간 실내 지하에 있으면서도 숲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2025년 상업용 시설 인테리어의 변화를 예고하는 징후다. 공간은 단순한 기능적 구조물이 아니다. 살아있는 유기체이자 사용자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 작품이다.
알스퀘어디자인의 최근 연구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을 'NATURE+'라는 키워드로 집약한다. 여기서 'NATURE+'는 단순한 자연 모방을 넘어 기술과 자연의 융합, 지속가능성, 감성적 경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자연친화적 디자인과 첨단 기술의 결합을 통해 인간과 환경, 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 혁신을 의미한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의 '사운드포레스트'는 이러한 트렌드의 대표적 사례다. 실내 수직 정원과 자연광을 통해 도심 속 휴식 공간을 구현했다. SK디앤디 을지로 타워는 대형 그린 오피스로 업무 공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이곳은 옥상 정원과 실내 정원을 연계해 직원들의 웰빙을 고려한 공간 설계를 선보였다.
주목할 변화는 기술과 자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 1784의 AI 기반 스마트 오피스 시스템은 자연광 조절부터 실내 공기질 관리까지 자동화했다. 파크원 더플라자의 IoT 기반 환경 제어 시스템은 사용자의 동선과 이용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MZ세대의 공간 인식 변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공간력'을 활용해 방문객의 셀프 브랜딩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표적 사례다. 익선동 대신 떠오른 '서순라길'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웰니스와 결합한 공간 설계가 주목받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의 '웰니스 센터'는 업무 공간에 명상실과 요가실을 도입했다. 포스코센터는 실내 공기질 관리와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결합해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한 공간을 구현했다.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파크원은 태양광 발전과 우수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했고, 을지트윈타워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친환경 설계는 ESG 경영이 강조되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공간의 개인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위워크는 AI 기반의 맞춤형 업무 환경을 제공하며, 신세계백화점의 '커스텀 라운지'는 개인의 취향에 맞춘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퍼스널 스튜디오'는 1인 미디어 창작자를 위한 맞춤형 공간을 제공한다.

새로운 소재 활용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물산 래미안의 '바이오 월'은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식물과 특수 소재를 결합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항균 기능이 있는 친환경 마감재를 도입했다. 이러한 혁신적 소재들은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다.

2025년의 공간은 단순한 상자가 아니다. 숨 쉬는 유기체이며, 기술과 자연이 만나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프롭테크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스마트 센서와 IoT 기기들은 공간을 더욱 지능적이고 반응적으로 만들어간다.

우리는 이제 공간을 통해 소통하고, 경험하고, 성장한다. 2025년, 공간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새로운 미디어가 될 것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