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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알스퀘어가 꼽은 상업용 부동산 'REDEFINE'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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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알스퀘어가 꼽은 상업용 부동산 'REDEFINE'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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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지난 겨울, 추위를 피해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의 리뉴얼된 공간에 들어선 경험이 또렷하다. 전통적인 쇼핑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복합문화예술 시설에 서 있는 착각에 빠졌다. '사운드포레스트'로 명명된 이곳은 카페와 전시장, 라이브 공연장이 심리스(seamless)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하루 평균 3000명이 방문했고, 특별 행사 기간에는 일일 1만명을 돌파하며 상업용 부동산의 근본적인 변화를 증명했다.

지난해 알스퀘어가 내놓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키워드 'REDEFINE'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산업의 근본적 재구성을 의미한다. 고금리,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혁신의 길을 걸었다.
특히 롯데월드타워의 스마트 오피스존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 되었다. 모듈러 시스템을 통해 업무 상황과 목적에 따라 신속하게 재구성되는 가변형 공간은 새로운 업무 환경의 표준을 제시했다.

'REDEFINE'의 본질은 무엇인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본질적 가치와 기능을 근본부터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으로의 전환을 통해 식품 경쟁력을 강화했고,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33개 지점을 변신시켰다. 백화점은 더 이상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과 기술을 결합한 용어로, 정보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뜻함) 영역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상업용 부동산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한 자산관리 플랫폼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AI 기술을 활용한 자산 가치 산정과 임대차 관리 시스템은 이제 필수가 되었다.

복합개발 시장에서는 용산역과 삼성동 코엑스, 여의도 일대 대형 프로젝트들이 도시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단순한 건물 개발을 넘어 지역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특히 ESG 인증을 받은 친환경 복합단지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아시아 자본 시장의 움직임도 흥미롭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는 2024년 1월~8월 기준 -10.2%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의 가격 조정기를 매수 기회로 인식했다. 실제로 프라임급 오피스와 물류센터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활발했다.

호텔 시장의 부활은 더욱 극적이다. 그랜드하얏트 서울과 콘래드 서울의 1조1450억 원대 랜드마크 거래는 시장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2024년 호텔 거래 규모는 2조2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1조6000억 원) 대비 37.5% 증가한 수치다. 특급 호텔들의 평균 객실 점유율이 80%를 상회하며, 코로나19 이전의 실적을 완전히 회복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진화를 이뤄내고 있다. '공간 임대업'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2025년은 이러한 변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