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금리인하 포기
미국 고용보고서 예상밖 폭발하면서 뉴욕증시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나스닥 다우지수와 비트코인 등 금융자산의 거품붕괴 신호탄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국채금리 달러환율에는 위험가 올랐다.1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12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6천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 ,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5만5천명보다 크게 많은 것이다. 2024년 2∼3분기 월평균 증가 폭 약 15만명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12월 실업률도 4.1%로 전문가 예상치(4.2%)와 전월(4.2%)보다 낮았다. 고공보고서 상 미국의 노동시장이 강한 모습을 지속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을 강화했다.
여기에 오는 15일 발표될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도 불안하다. 물가지표마저 높게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고용보고서 발표이후 뉴욕증시 와 비트코인등이 거품붕괴 신호탄의 우려가 나온 이유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학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12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CPI는 11월까지 3개월 연속 0.3% 상승을 이어갔다. 이 경우 지난해 연간 근원 CPI는 3.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전 3개월 수치와 같다.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급등했다.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 결과, 고가의 상품을 지금 구매하는 것이 향후 가격 인상을 회피할 수 있게 해주는지 묻는 말에 22%가 동의했다. 이 같은 비율은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 등 일부 대형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이 12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예측을 낮췄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위원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과정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거나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고, 12월 CPI 지표는 실제로 중단됐다는 견해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으며,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에 신중한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요약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가계의 순자산 증가, 자동차에 대한 억눌린 지출,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임금 상승을 지목했다. 16일 발표될 12월 소매 판매 수치는 연말연시 활발한 지출을 확인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고용 결과에 자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2bp나 치솟았고 달러인덱스는 장 중 110선 목전까지 뛰었다. 이는 고용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고용마저 열기를 더하면 연준은 경기를 식히기 위해 고금리를 더 유지해야 한다. 뉴욕증시도 이같은 분위기에 휩쓸렸다. 12월 고용지표의 발표 직후 주가지수 선물은 1% 가까이 급락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일부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장 중 내내 이어졌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메타를 제외하고 모두 떨어졌다. 애플이 2.41%, 엔비디아는 3.00% 내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우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본다"며 "오히려 연준의 다음 움직임에 대해선 위험이 인상 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은 "3월까지 FOMC가 다시 완화 조치를 취하려면 고용 보고서가 매우 나쁘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리인하 횟수 전망치를 종전 3회에서 2회로 축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아직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베팅은 없다. 올해 12월까지 8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은 모두 0%를 유지하고 있다. 1월 금리동결 확률은 97.3%까지 뛰었다. 이달 금리동결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47포인트(8.14%) 오른 19.54를 기록했다.
이번 주(1월 13~17일) 뉴욕 증시를 뒤흔들 최대 재료는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가 꼽힌다. 미국 뉴욕 증시를 흔들고 있는 미국 국채 수익률의 방향성이 15일에 나올 CPI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웃돈다면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기업의 차입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 지수는 또다시 하락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국 노동부의 11월 구인ㆍ이직보고서(JOLTs), 미국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 등으로 뜨거운 미국경제가 확인됐다.
◇ 뉴욕증시 주요 일정 및 연설
1월 13일= 뉴욕 연은 기대인플레이션
1월 14일= 미국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연설
1월 15일=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연설, 연준 베이지북
1월 16일 =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소매판매
1월 17일= 없음
지난주 국내 증시는 무려 20주 만에 돌아온 외국인과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3주 연속 상승, 코스피 2,510대에 안착했다. 금융시장을 뒤흔든 정치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았고, 글로벌 IT 전시회 'CES 2025'와 함께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금주 한국 증시는 외국인 수급 개선과 반도체주 회복 양상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개최에 따른 제약·바이오주에 훈풍도 기대된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73.86포인트(3.02%) 오른 2,515.78을 기록하며 3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12월 수출 호조와 외환 보유고 안정, 환율 급등세 진정,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서프라이즈 등 우호적 환경 속에서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상승세를 탔다.
'CES 2025'를 계기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주목받은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하루 10%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005930]는 4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한 날도 저점을 통과 중이라는 평가 속에 오히려 3% 이상 올랐다. 13~16일(현지시간)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제약·바이오주에 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이 메인 세션에서 발표에 나서는 등 다수 국내 기업이 참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빅파마와의 제휴 등 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에 이어 ISM 제조업지수 PMI도 예상밖 호조로 나오면서 미국 경제 과열 우려가 재연되고 있다. 여기에 새해 美 국채 만기도래분이 3조달러에 달하며 그나마 단기채 비중 커 채권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연준 FOMC의 금리인하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채 만기 도래분이 많으면 미국 재무부가 이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국채금리가 올라갈 가능서이 커진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시장 실세금리는 떨어지지 않게 된다. FOMC로서는 금리인하 를 전면 재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새해 첫날부터 엔비디아 테슬라 리게티 비트코인 아이온큐등이 요동치고 있다.
연준 FOMC 지급준비금 급속 감소도 금리인하와 양적긴축 등 통화정책에 새 변수가 되고 있다. 연준의 지급준비금은 올해 1월 1일 기준 2조8천900억 달러로 집계됐다. 1주일 전에 비해 3천260억 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한주간 감소 폭은 2022년 이후 2년 반 만에 최대 규모다. 연말 연시에 지급준비금이 이처럼 대폭 감소한 것은 은행들이 환매조건부채권(RP) 재투자 등 대차대조표상 자금 확대 활동을 대거 줄였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신 잉여현금을 연준의 익일환매조건부(Reverse Repo) 시장 등 단기자금 거래로 돌렸다.
그 결과 연준의 전체 시중 유동성은 감소하게 됐다. 연준은 양적 긴축(QT)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 시스템에서 잉여자금을 줄여나가고 있다. 은행들도 단기자금융자프로그램(BTFP)의 긴급대출자금을 계속 상환하면서 유동성을 줄이고 있다. 은행 지급준비금은 연준이 양적 긴축을 계속할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기준이 되는 핵심 지표다. 충분히 줄었다고 판단하면 양적 긴축도 중단하게 된다. 연준은 은행권의 적정 지급준비금을 얼마로 봐야 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완충액을 포함해 3조~3조2천500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 수준은 그보다 적어진 셈이다.
연준은 지난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9월 미국 금융권에서는 '레포 위기(Repo Crisis)'로 불리는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 큰 혼란을 겪었다. 당시에도 연준은 양적 긴축을 지속해왔는데, 기업들이 세금 납부 등으로 은행에서 돈을 빼는 바람에 갑자기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이 고갈됐고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하루 만에 2%에서 10% 이상으로 급등했다. 연준이 급히 개입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시장에서는 아직도 당시의 기억이 남아있어 연준이 양적 긴축을 얼마나 더 계속할 수 있을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프라이머리 딜러들과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는 올해 1분기 혹은 2분기에 양적 긴축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새로운 '가상화폐 중심'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으려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ETF 발행사들이 투자자를 가상화폐 열풍으로 유도하기 위해 더 창의적이고 잠재적으로 더 위험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TF 승인 신청서가 작년 말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0여개 접수된 상태다. 자산운용사 렉스 셰어즈가 신청한 ETF는 자산 대부분을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에 투자한다. 스트라이브 애셋 매니지먼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나 그와 비슷한 투자전략을 실행하는 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와 연계된 스왑과 옵션에 투자하는 ETF를 신청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중반부터 주식과 전환사채를 발행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모았는데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S&P 500의 수익률을 비트코인으로 표시하는 ETF도 있고, 선물계약을 통해 밈코인 솔라나를 추적하는 ETF도 승인을 신청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타나시오스 프사로파지스는 "ETF 발행사들이 테마가 뜨거울 때 치고 나오는 것"이라며 "가상화폐의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스트라테가스의 ETF 전략가 토드 숀은 "대중을 위한 새로운 자산이 등장하는 경우가 드문데 지금 가상화폐가 바로 그런 경우"라며 "월가는 수요가 있을 때 공급을 창출하는데 능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SEC로부터 상장과 거래를 승인받았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등을 호재로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았다. 최대 규모인 블랙록 비트코인 ETF의 경우 지난해 370억달러(약 52조8천억원)가 순유입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