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기준 원·달러 평균환율은 1396.84원이다. 2009년 1분기의 1415.22원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연간 평균환율도 1363.98원으로 1년 전보다 6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미국 경제의 호조와 국내 정치 불안의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외화보유액은 4156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2억1000만 달러나 늘었다. 연말 기준으로 봐도 4156억 달러로 1년 전의 4201억 달러와 비슷하다.
당국이 달러를 순매도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오히려 지난해 3분기에는 달러를 1억9000만 달러나 순매입했을 정도다.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459억 달러를 내다 팔았던 것과 다르다. 당시 연평균 환율은 달러당 1291.95원이었다.
지난해의 연평균 환율보다 높은데도 외환시장 개입을 줄인 이유는 변동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강달러로 인해 원화를 비롯한 다른 나라 통화도 동반 약세인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트럼프 2기 정책상 당분간 감내해야 할 강달러 요인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도 외화보유액을 늘린 요인이다. 이른바 국제결제은행(BIS)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달러를 한은에 맡긴 게 영향을 준 셈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예치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52억2000만 달러다. 한 달 전보다 60억9000만 달러 늘어난 수치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빈번하게 달러를 거래한 것도 환율 안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온 국민이 외환시장 불안 해소에 나서야 함을 보여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