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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덴마크에서 배우는 '행복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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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덴마크에서 배우는 '행복한 나라'

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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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덴마크는 낙농업과 안데르센 동화로 알려진 나라다. 그러나 이 작은 북유럽 국가는 세계 행복지수에서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며, 노인 행복도 1위로도 주목받는다. 물질적 풍요 이상의 행복을 만든 덴마크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신뢰, 평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기반이 있다.

• 덴마크 행복의 철학은 ‘옌틀로운 법칙’에 뿌리
1933년 작가 악셀 산드모스의 소설에서 유래된 이 법칙은 겸손과 상호 존중을 강조하며 사회적 평등을 바탕으로 한다.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사고는 덴마크의 일상과 정책에 녹아들어 높은 사회적 신뢰를 만든다. 이와 더불어 권력 남용을 배척하는 문화는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옌틀로운 법칙은 단순히 개인의 겸손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평등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국민 간 신뢰를 강화한다. “모두가 잘하는 것이 있고,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는 인식은 덴마크의 일상과 정책에 스며들어 있다.

덴마크를 상징하는 두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데이지 꽃과 동화에 등장하는 백조이다. 먼저 데이지 꽃은 "행복은 작은 것에서 온다"는 철학을 떠올리게 하는 꽃으로, 소박한 아름다움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시킨다. 또한, 안데르센 동화의 고향인 덴마크에서 백조는 "미운 오리 새끼"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고요함과 평화를 표현한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 평화와 공존을 통한 타인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의미부여할 수 있다.

• 덴마크 행복의 또 다른 비결 ‘휘게(Hygge)’

휘게(Hygge)는 덴마크어로 아늑함과 편안함을 뜻한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따뜻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휘게는 사람 간의 관계와 자연과의 어울림 등 다양한 장소와 시간에 적용되고 특히 소박하고 여유로운 순간에 잘 표현된다. '휘게'는 덴마크인들의 삶에서 중요한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소박한 것에서 기쁨을 찾는 문화를 말한다.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를 대답할 때 찾는 단어가 '휘게'라고 한다.

아늑한 환경과 작은 기쁨을 중시하는 휘게는 덴마크인의 정신적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은 과도한 경쟁과 낮은 신뢰로 세계 행복지수에서 102위를 기록하며, 덴마크의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다.

덴마크는 ‘행복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온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옌틀로운 법칙과 휘게 문화는 평등과 겸손, 상호 존중이 행복의 필수 조건임을 보여준다. 덴마크의 사례는 현대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우리가 간과했던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행복은 단순히 물질적 풍요나 개인적 성취가 아닌, 인간다움과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는 철학에서 시작된다.

• 덴마크 기업가 정신의 비결

덴마크는 자원 부족에도 글로벌 강자로 자리 잡은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레고는 창의적 놀이 문화를 선도하며, AP 몰러-머스크는 세계 해운업계를 이끌고 있다.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와 비만약 개발로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이 기업들의 성공은 정부의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대학, 산업 간 협력이 만들어낸 ‘메디콘 밸리’ 같은 생태계 덕분이다.

덴마크 기업정신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기회형 창업 세계 1위’(GEM·글로벌 창업 모니터), ‘기업하기 좋은 환경 5위’(세계은행) 등 중소기업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의 경쟁력은 기업에서 나온다는 말을 잘 알고 있다. 기업가 정신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근원이자, 국가의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는 힘이기도 하다. 자원과 면적이 작은 덴마크는 10년간 유럽에서 가장 창업하기 좋은 나라 3위 안에 선정되기도 했다.

• 투명한 정치와 신뢰받는 공공 시스템

덴마크는 정치적 투명성과 신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2024년 부패인식지수 1위는 국민과 정치 간 신뢰를 보여준다. 국회의원들의 의전 차량 없는 활동, 언론과 사법기관의 공조는 부패를 방지하는 핵심 요소다. 부패 사건은 언론의 철저한 감시와 사법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처리된다.

또한, 덴마크는 높은 민주적 참여와 개방적 행정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한다. 국민들은 투표로 정책에 참여하며, 정부는 투명한 운영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정치 체계는 국민 행복도와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 한국이 덴마크에서 배워야 할 3가지

첫째, 덴마크는 행복의 철학적 기반을 통해 물질적 풍요만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낮은 사회적 신뢰와 과도한 경쟁, 불평등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둘째, 덴마크처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통해 이룩한 경제적 성취를 교육과 협력의 토대로 삼아 글로벌 혁신 기업을 키워야 한다.

셋째, 덴마크의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철학은 한국에 올바른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일깨운다. 부패하지 않는 정치 리더십, 가족과 국가를 중시하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덴마크는 신뢰와 평등, 공동체 중심 사고가 행복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한국은 사회적 신뢰와 불평등을 개선하고, 교육과 복지에서 행복을 중심으로 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덴마크의 공동체 가치는 국민 행복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덴마크의 정치적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가치관은 한국 사회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은 덴마크의 사례를 통해 평온과 번영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