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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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원 고갈과 반도체, 배터리 격전
21세기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은 반도체와 배터리다. 하지만 이를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인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자원의 고갈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는 이 자원 부족이 기술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는 자동차, 스마트폰, 군사 기술 등 거의 모든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자원 확보를 위한 기술적·외교적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의 편중된 분포와 생산 비용 상승은 자원 공급망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각국은 재활용 기술 개발, 대체 소재 연구 그리고 생산 효율화를 시급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리튬과 코발트 같은 자원의 수급 불안정은 반도체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원의 고갈은 단순히 경제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글로벌 기술 패권을 둘러싼 대결의 본질이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망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은 무역 갈등 시 특정 국가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며 정치적 압박을 가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도 위협으로 다가온다. 특히 중국이 자원 공급을 무기로 활용한다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자원 독점이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유럽의 자원 확보 전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 공급망 다변화와 동맹 강화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희소 자원의 국내 생산 확대와 함께 호주·캐나다·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해 자원 확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대응이 아니라 지정학적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은 특히 아프리카·남미 등 자원 부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자원 영토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는 중국의 자원 독점을 견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러한 확장은 자원 부국 내 정치적 불안정과 외교적 갈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은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자원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미국의 자원 영토 확장과 대결 국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재활용 기술의 개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리튬 배터리의 재활용 기술 개발은 리튬 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또 대체 자원을 개발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현재 배터리 분야에서 그래핀, 나트륨, 알루미늄 기반 배터리 등이 대체 소재로 연구되고 있다. 이는 자원의 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기술적 진보를 이루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한국은 미·중 자원전쟁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국가지만, 첨단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나라로서 중요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측과 자원 외교를 강화해 자원 확보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양국 간 전략적 신뢰 부족과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협력의 한계가 존재한다.
한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자원 부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은 자원 외교를 통해 글로벌 자원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한국의 경제 안보를 위한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한국 자원외교와 미·중 협력 청사진 필요
미래 산업에서 자원은 기술의 연료와 같다. 자원을 어떻게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자원 문제는 단순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필수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원 확보는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넘어 국가의 안보와 글로벌 패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자원 전쟁은 단순히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아니다. 이는 각국의 기술 패권과 경제적 우위를 위한 근본적 싸움이며, 앞으로의 국제 질서를 재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자원 확보 경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원 확보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자원 외교와 협력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다. 한국은 이러한 자원 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며, 미래 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