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이후 또 하나의 '생일'
3만5천여 명의 경험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통일 자산'
3만5천여 명의 경험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통일 자산'

2024년 7월 14일은 이제 탈북민의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생일로 해마다 기념될 것이다. 1997년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시행 후 27년 만의 경사였다.
기념식 당시 그들은 "남북한에 모두 살아본 북한이탈주민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통일의 자산“이라며 ”먼저 온 탈북민들이 나중에 온 탈북민을 보살피며 북한이탈주민의 자립공동체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탈북민이 "차별받지 않고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고 입을 모았다.
(사)미래를 위한 사랑나눔협회 대표, 남북하나재단 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이북5도청 평안남도 자문위원이라는 여러개의 직함 가진 이영철 대표는 "모든 탈북민이 낯선 한국 땅에 발을 내디딘 후 저마다 살아온 환경은 달랐지만, 필사의 노력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주위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정착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2025년 올해는 ‘북한이탈주민의 날’ 설립 2주년으로 탈북민 역사가 30여 년이 지나 탈북민들에게는 마음이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먼저 온 탈북민' 자체가 탈북민 사회공동체의 든든한 후원자
또한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립을 위해 앞장서 헌신해 ‘먼저 온 탈북민' 자체가 탈북민 사회공동체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초기 정착, 시작해 성공한 취업과 자립, 자녀들의 교육, 탈북과 정착 과정에서 입은 마음의 상처를 서로가 치유할 수 있는 소통에 이르기까지 탈북민들의 삶 전체는 오랜 탈북민 선배들과 새로 온 탈북민들의 소통과 노력이 늘 함께 있어 이루어진 결실이다.
탈북민 정착 과관련해 정부 관계기관들의 사업은 다양하고 또한 세심했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정책 개발을 통해 탈북민에게 다가서야 하겠지만 그동안 정부와 관계기관들이 수행해온 수많은 사업이 탈북민에게 큰 용기와 위안을 전해준 것이 사실이다.
때로 다소 복잡한 절차와 규정 때문에, 이에 익숙지 않은 탈북민들이 다소 불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와 관계기관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특수성을 가진 탈북민들에 정착 관련 정책에 대한 제도와 절차를 개선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탈북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돼 가고 있는 여러 모습을 보며 정부와 관계기관들의 진정성을 느끼기도 했다.
이제 ‘북한이탈주민의 날’ 지정의 감격을 넘어 정부와 관계기관, 탈북민 단체들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다시 이전 탈북민 정착 30년 정책 경험을 병합해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세우고 전진해야 할 때다.
탈북민의 고령화 대처와 제3국 출생 탈북민의 자녀, 한국 출생 탈북민 다자녀 가정들의 더 안정적인 정착지원, 자녀들의 양육 및 교육 지원의 세심함이 필요하다. 더불어 탈북민 창업가들에 대한 현실적이고 정기적인 창업지원, 차상위층, 위기가정, 무연고자에 대한 파악 및 지원, 관심 정책 개발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탈북민들의 극단적인 자살 경위와 정신적 불안정 심리 호소가 창업자, 차상위층, 무연고자,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 및 한국 출생 다자녀 가정들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탈북민에 대한 확고한 지원 의지와 철학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탈북민 정착 관련 정부, 관계기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섬세한 정책으로 더욱더 분발해 주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각 지역의 탈북민 정착을 위해 나눔 실천과 봉사, 정신적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같은 고향 탈북민 마음으로 정신적 치유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은 매우 중요한 정책 실현, 통합의 디딤돌이 된다고 본다.
복지 사각지대 놓인 이들 돕기 위한 봉사활동 지속해야
전국 각 지역에는 먼저 온 정착 성공 탈북민들이 구성돼 활동하는 많은 비영리 탈북민 단체가 차상위계층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오랜 세월 묵묵하게 전개하고 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먼저 온 탈북민들이 개인 사비를 들여가며 이들이 봉사활동을 고향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유는, 이제 탈북민들도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닌 이웃과 함께 베풀며 살아가는 수혜자가 아닌 지원의 주체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리고자 함이다. 이와함께 서로의 고향 친구로서 정을 나누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딱딱한 모습이 아니라 고향의 향수로 정신적 치유의 중심이 되고자 함일 것이다.
이들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탈북민 정착 관련 관계기관들은 탈북민 정착의 주인공들인 탈북민 단체들과 현장 소통을 더욱 늘려야 한다. 이들을 정착 사업의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형식적이지 않은 현실적인 협력과 소통을 하면서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이 과정을 통해 탈북민들의 통합을 통한 사회적 공동체를 형성해 이들의 주도적인 탈북민 정착의 역할 형성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탈북민 역사 30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우수한 MZ 세대, 탈북민 석사, 박사들의 역량인 우수한 인적 재원들이 정부나 탈북민 정착 관련 기관에서 중심이 돼 활동할 수 있도록 정책 기준을 과감하게 검증해 만들어가야 한다.
덧붙여 탈북민들 역시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주길 바라기 전에 스스로 자신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의 정착 성공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다가올 통일의 마중물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북한의 고향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희망과 꿈이 실현될 2025년이 왔다. 그러나 우리 탈북민들에게는 항상 고향의 가족과 이웃들이 눈에 밟힌다.
부디 우리의 성공한 정착으로 고향의 모든 분들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 대해 부러움과 희망을 바라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3만 5천여 명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건강, 행복을 기원한다.
유영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e6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