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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K-Food '김밥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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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K-Food '김밥의 경제학'

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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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최근 김밥집 폐업이 급증하며, 김밥 산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재료비 상승, 특히 김 가격이 전년 대비 38% 상승한 것과 인건비 증가,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이 있다. 김밥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지고, 편의점 김밥 등의 대체식이 인기를 끌면서 자영업자들은 큰 부담을 겪고 있다.

김밥 산업의 위기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물가 압박으로 경영난이 심화된 결과다. 또한 편의점 김밥 등 대안이 등장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왜 전통적인 김밥이 사라지고 있을까?


김밥은 이제 단순히 국내 음식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K-Food로 자리 잡았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냉동 김밥과 프리미엄 김밥이 건강하고 간편한 대안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3년 냉동 김밥 수출액은 약 3천만 달러에 달했다. 유럽에서는 비건 김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다양한 현지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김밥과 취두부를 결합한 제품이 출시되었고, 프랑스에서는 거위 간을 활용한 김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냉동 김밥의 수출은 큰 성공 사례다. '복만사'는 2018년부터 김밥을 얼리는 기술을 개발하여 홍콩에 첫 수출을 시작, 현재는 19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건강 지향적인 비건 김밥과 같은 제품 개발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외식 수요 감소와 프랜차이즈 구조적 한계


김밥천국 등 주요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가맹점 운영비 부담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김밥 가격 인상과 함께 고급화 전략,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소상공인 재정 지원, 프랜차이즈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 김밥집 위기는 고물가, 소비 위축, 내수 침체 등 경제 전반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김밥 가격 상승은 단순히 재료비나 인건비 문제를 넘어서는 실태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8개 외식 메뉴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4.0%에 달했다. 그중 김밥의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졌고, 서울 기준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4,500원으로 오르며 가격 상승이 현실로 다가왔다.

김밥 가격 상승 원인은 다양


통계청에 따르면 김밥집 수는 2020년 4만 8,822개에서 2022년 4만 6,639개로 4.6% 감소했다. 그 원인으로는 간편식 선호 증가와 인구 감소, 탄수화물 기피 등이 있다. 특히 1인당 쌀 소비량은 2019년 59.2㎏에서 2022년 56.4㎏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김밥을 말기 위한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김밥집은 3명이 최소 인력으로 필요한데, 이로 인해 운영이 어려워졌다.

김밥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재료비 급등이다. 쌀, 김, 달걀, 채소 등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지난해 쌀값은 8% 상승했으며, 채소는 기후 변화와 공급 불안정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또한 달걀은 조류독감 여파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외식업체의 비용 부담은 커졌다.

또 다른 요인은 인건비 증가다. 2024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인상되면서 외식업체들의 인건비가 급증했다. 김밥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자동화가 어려운 특성상, 인건비 부담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임대료와 고정비 상승도 외식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시 상권에서 상가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으며, 공공요금 인상도 운영비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외식업체들이 운영난을 겪고 있다.

김밥의 글로벌 도약 지원해야


김밥과 유사한 세계 음식과 그 시장 규모를 나라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초밥(Sushi)은 일본에서 유래한 대표적인 음식으로, 2020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00억 달러에 달하며,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타코(Taco)는 멕시코에서 시작된 음식으로,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며, 북미와 유럽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바게트 샌드위치(Baguette Sandwich)는 프랑스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2023년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30억 달러에 달하며, 유럽과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밥은 이제 단순한 국내 음식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K-Food로 자리 잡았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김밥이 간편한 대안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비건 김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김밥은 간편식 트렌드와 맞물려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도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김밥을 '프리미엄 한식 간편식'으로 재해석하며 브랜드 확장과 판매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추억 속 김밥, 맛과 문화 세계화해야


김밥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다. 어린 시절 소풍 날 아침, 어머니는 늘 부엌에서 김밥을 싸셨다. 재료는 때마다 달랐지만,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의 맛은 언제나 같았다. 소풍 가방 속 김밥은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었고, 방과 후 허기를 달래주는 소중한 간식이었다. 김밥은 한국 서민 외식의 대표 메뉴로, 가격 상승은 단순한 재료비나 인건비 문제를 넘어 서민 경제의 압박을 상징한다.

김밥은 이제 외식 선택의 마지노선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김밥 체인점들은 가격 동결이나 메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재래시장 김밥집은 관광객 수요를 반영해 한 줄당 5,000원 이상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김밥, 세계에서 사랑받는 음식


김밥은 이제 단순히 한국의 전통 음식에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는 김밥이 건강하고 간편한 대안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비건 김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김밥의 글로벌 확산은 쌀 소비 증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다양한 현지화된 김밥이 소개되고 있다.

김밥 한 줄의 가격은 단순히 외식 물가를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재료비, 인건비, 고정비 상승은 외식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밥은 한국 서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으로 남을 것이다. 김밥이 다시 "저렴하고 맛있는 한 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농산물 유통 안정화, 외식업계의 비용 효율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필요하다.

김밥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4,000원 시대의 김밥이 주는 메시지를 되새기며, 우리의 김밥이 다시 서민과 세계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