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세대가 결혼 준비 과정에 이용하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스·드·메'라고 한다.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스드메 업체를 방문한 2030 세대는 "경차 사러 갔다가 롤스로이스 사고 나온다더니, 결혼 준비도 똑같더라", "스튜디오 촬영비와 보정비까지 다 냈는데 원본 구매비를 따로 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자기도 모르게 을이 되는 느낌이다. 순순히 따라가지 않으면 불이익이 올까 두렵다"는 등의 한탄을 한다.
결혼 준비는 인생에 한 번 뿐이라는 말에 기분 나쁜 내색을 하지 못하고 스드메 업체의 상술에 끌려다니다 보면, 결혼 비용은 어느새 천정부지로 치솟아 '매리지 블루’라는 결혼 전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국세청은 지난 11일 추가금 발생 시 현금영수증 미발급을 조건으로 할인을 제공하면서 소비자에게 '사촌 형', '배우자', '자녀' 명의의 계좌로 추가금을 입금하도록 해 매출을 누락하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취득에 유용한 업체를 찾아냈다.
그리고 본인의 제2 영업장을 수년째 유학 중인 자녀 명의 사업장으로 등록해 매출을 분산하고, 귀속된 매출은 유학 종료 후 입국 시점에 맞춰 자녀의 부동산 취득 자금으로 사용하고, 본인이 운영하는 사업장 일부를 쪼개어 배우자 명의의 별도 업체로 만든 후, 소비자의 결제 금액을 임의로 조절하여 각 사업장으로 분산한 스드메 24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도 조사에 따르면, 산모 85.5%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면서, "2주일에 수백만 원이 부담스럽더라도, 나만 산후조리원에 안 가는 것은 더 신경이 쓰인다", "기본 옵션에 마사지가 1 회 제공되는데, 4~5회는 받아야 효과가 있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고가의 출산 비용을 지출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임신과 동시에 '예약 전쟁'이 필요할 정도로 산모들의 필수코스가 된 산후조리원은 이용료를 해마다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예비 부모들은 가장 큰 행복인 임신의 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한 달 월급을 능가하는 산후조리 비용을 부담하지만, 일부 산후조리원은 천만 원이 넘는 초고가 이용료를 책정하며 부유층의 '그들만의 리그' 형성을 부추기는 등 대다수 젊은 부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국세청은 현금 할인 제공 시 현금영수증 발급을 하지 않고, 기본 옵션에 마사지 횟수를 적게 포함해 산모들이 추가로 마사지 패키지를 이용하게끔 한 후, 마사지 요금을 전액 현찰로만 받아(계좌이체 불가) 신고 누락한 업체를 찾아냈다. 또 사주 명의의 건물에 산후조리원을 입점시키고 임대료를 시세의 2배가량으로 높여 받아 산후조리원 자금을 유출하거나, 사주가 개인 용도로 사용할 부동산의 임대차 계약을 산후조리원 명의로 체결하고, 임대료를 산후조리원 비용으로 처리한 12개 업체의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영유아 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대학 등록금을 훨씬 넘는 고액 유치원비 지출이 당연시되는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고, 수강료 외의 교재비· 방과후 학습비 ·재료비 등을 쪼개어 현금으로 받은 후 이를 신고하지 않은 10개 업체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030 신혼부부 수요자에게 과도한 지출을 강요하고 본인의 세금은 '매출 누락․사업장 쪼개기․비용 부풀리기' 등 각종 수법을 동원해 회피한 결혼·출산·유아교육 업체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로 젊은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를 바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