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수입 비중은 13.5% 수준이다. 미국서 원유를 들여오려면 50~60일 걸린다. 중동에 비하면 2배나 더 걸린다. 이게 80%에 이르는 중동산 수입 비중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다.
한국은 중동산 중질유를 수입해 만든 제품 중 65%를 수출하고 나머지를 국내에서 소비하고 있다. 미국산 경질유 구매를 요구해도 따르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 에너지 협력이 가능한 품목은 액화천연가스(LNG)다. LNG 수입 3위인 우리나라는 호주·카타르·말레이시아·미국산 LNG를 수입하는 중이다.
LNG는 기체인 가스를 액화시켜 운송한 뒤 국내에서 다시 기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장기계약이 아니면 채산성을 맞추기 힘든 구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미국에 1278억 달러를 수출하고 721억 달러를 수입해 55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에 대한 무역 흑자국 순위로 보면 8위 정도다. 지난해 계약 종료된 898만 톤을 미국에서 수입하면 46억 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무역흑자 규모의 8.5%에 상당하는 액수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자국산 에너지 수입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 밖에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사업도 미국과의 협력 프로젝트다.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의 프루드호베이 가스전의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까지 운송할 가스관을 건설하려면 최소 45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일본과 대만 등이 이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이다. 물론 경제성을 검토해 보는 게 중요하다. 북극해 인근 동토라는 지역 특성상 개발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앉아서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