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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중국 진출 기업, 동남아로 공장 이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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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중국 진출 기업, 동남아로 공장 이전 붐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사진=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새해에도 호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의 실제 외국인 투자는 975억9000만 위안으로 1년 전보다 13.4%나 줄었다.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 투자도 3년 만의 최저다. 미·중 무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생산기지를 중국 이외 지역으로 옮기는 기업이 늘어난 탓이다.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중국 말고 어디든지 공장을 옮기는 쪽으로 바뀐 결과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자료를 보면 360개 응답 기업 중 30%가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거나 실행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기술 관련 기업 중 25%는 공급망을 변경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등은 미국 정부 압력으로 중국 기업을 공급망에서 제외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전력시스템을 만드는 어드밴스드에너지도 7월까지 중국의 마지막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중국 공급망을 대체하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동남아의 무역 규모는 2022년부터 10년간 1조2000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할 정도다. 이 중 6160억 달러는 대중국 무역이다. 동남아시아가 중국의 공급망에 통합된다는 의미다.

동남아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2023년에는 2300억 달러로 5년 사이 70%나 증가했다. 인텔과 인피니온·마이크론 등 반도체 칩 제조업체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중한 결과다.

중국 기업이 많은 베트남의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8% 이상으로 잡았다. 베트남은 올해 8% 성장을 통해 1인당 GDP를 5000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물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등은 위험 요인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해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370억 달러를 넘어섰다. 태국도 HP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이 이들 우회 수출 지역까지 제재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