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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협상의 관점에서 본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방식과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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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협상의 관점에서 본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방식과 대응 방안

박상기 BNE협상컨설팅 대표 겸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박무승  BNE협상컨설팅 대표 겸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사진=BNE컨설팅이미지 확대보기
박무승 BNE협상컨설팅 대표 겸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사진=BNE컨설팅

비즈니스맨 대통령 트럼프, 그의 협상 방식은 무엇이 다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국 대통령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아닌 순수한 사업가 출신, 그것도 부동산개발업을 중심으로 수십년간 협상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사업을 통해 성공을 거뒀지만 여러 차례 파산의 위기를 겪었고, 이를 극복하며 기업인으로서 협상력을 극도로 단련시켰다. 트럼프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대통령직에 도전했고, 자신의 비즈니스 감각을 국가 운영과 외교 협상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 재임 중 깨달은 것은,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계속되는 정쟁과 탄핵 위협, 내부 반대 세력의 견제가 끊임없이 존재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트럼프는 '선제 공격을 통한 협상 우위 확보', '충성 세력을 정부 핵심 요직에 배치', '기존 정치 시스템을 무시하고 비즈니스 접근을 최우선'하는 등 더욱 강경한 협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는 자기의 충성파 인사뿐 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들까지행정부의 핵심 권력 구조에 포진시키면서 막전막후에서 통치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백악관에서 공식 직책을 맡으며 정책 결정에 깊이 관여했으며, 트럼프는 임기 이후에도 정치 영향력과 비즈니스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녀들을 통해 막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치밀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트럼프 패밀리는 단순한 정치 가문이 아니라, 기업과 정치를 결합한 강력한 권력 기구로서 장기 영향력을 지속해서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기존의 외교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

트럼프는 자기의 두 번째 임기가 마지막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더 이상 재선의 부담 없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초기부터 그는 철저하게 자기의 충성파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했고, 외교 및 경제 정책에서도 전통의 국제 규범과 동맹을 무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WTO(세계무역기구)를 무시한다.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라면 WTO의 규칙을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강조한다. 둘째 NAFTA(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 개정과 강경한 무역 협상을 진행한다. 셋째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강경한 관세 정책을 편다. 그는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유럽과 중국에 대한 강경한 관세 부과한다.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0~25%의 관세를 검토하며, 중국 제품에 대해서는 총 36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한다. 미국의 말, 즉 트럼프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외국 정부나 국내 관료들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강력한 압박을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기업 및 투자자들의 적극적 행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적 접근 방식은 단순한 보호무역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새로운 경제 질서 형성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과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발맞추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초고경영자(CEO)는 트럼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에 대한 미국 내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트럼프의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 전략을 수용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금융 규제 완화와 법인세 감면을 적극 활용하며, 대규모 기업 대출 및 투자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와 부동산 개발 투자 확대를 단행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6년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미국 내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5만 개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강력히 지지했다. 이후, 위워크(WeWork), 엔비디아(NVIDIA), 우버(Uber) 등 미국 IT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서 하며 트럼프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2024년에는 미국 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도요타와혼다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트럼프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켄터키 주와 앨라배마 주 등 주요 주에 총 2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동차 생산시설 확장과 기존 공장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새로운 전략적 대응 구축 시급


트럼프 행정부의 비즈니스 협상 방식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로 대응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트럼프가 원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거래를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선 삼성과 현대, SK, LG 등 주요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적인 협력 모델을 수립하고,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전략을 수립해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투자와 비즈니스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외교적 접근이 통하지 않는 철저한 비즈니스 거래형 협상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의 외교통상 전략만으로는 트럼프가 설정한 협상 구도에서 이익보다 비용이, 성과보다 손실이 더 커지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트럼프의 미국과의 협상에서 승리하려면, 기업의 생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비즈니스의 룰을 숙지하며, 이를 협상 전략에 반영할 수 있는 고도의 국제 비즈니스 협상 전문가들을 즉각적으로 외교 협상에 투입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한 외교관이 아니라 비즈니스적 사고방식과 협상 전략을 치밀하게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전 경험을갖춘 전문가들이다.

이들의 전문성과 경륜을 활용한다면 대한민국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최소한의 비용과 리스크로 최대한의 성과와국익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트럼프와 미국을 최소한의비용으로 만족시키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압박과 통제를 예외적으로 완화하고,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로부터최대한의 혜택과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국제 비즈니스 협상 전문가들이 맡아야 할 핵심 미션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생존과 국가적 번영을 위해,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우호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관계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기존 외교 협상 방식을 탈피하고, 철저한 비즈니스 협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새로운 한미 관계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