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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자동차 경쟁력은 부품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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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자동차 경쟁력은 부품에서 나온다

26일(현지시각) 준공식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작업자들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6일(현지시각) 준공식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작업자들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가 미국 수출을 개시한 게 1986년이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엑셀 승용차를 수출하면서부터다.

이후 미국 남부 앨라배마에 생산공장을 짓기까지 20년이 걸렸다. 2010년 기아차의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건설로 현대·기아차는 미국 누적판매 1000만 대를 달성하게 된다.

200만 대를 돌파한 게 2018년이다. 매년 100만 대 이상 판매한 셈이다. 2월 말 기준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2930만3995대다. 3000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판매 4위 업체다. 지금까지 미국에 투자한 액수를 합치면 205억 달러 정도다. 향후 4년간 미국에 투자할 돈은 210억 달러(약 31조원)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생산량을 100만 대에서 12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 내 생산량 331만 대의 3분의 1을 웃도는 규모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썼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번 투자의 백미는 루이지애나에 건설하는 미국 내 1호 전기로 일관제철소다. 미국에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걸 직접 하는 회사는 현대차그룹뿐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를 통해 자동차 핵심 부품 생산을 현지에서 하고 현대글로비스에 물류를 맡기는 식이다. 철강재와 주요 부품 품질을 자체 관리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현대의 통 큰 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정책에 부응한 만큼 자동차 분야 상호 관세율을 낮출 여지도 확보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미국 내 생산과 부품 조달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의 중국 진출 과정에서 국내 부품업계의 몰락을 경험했다.

자동차의 경쟁력은 부품 경쟁력에서 나온다. 현대차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이면에 가려진 부품업계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