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세 번째 품목별 관세다. 관세 부과 근거는 미 통상법 232조다. 안보를 위해 무역상대국 제재를 가능하게 한 조항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 원)의 세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해방의 시작이란 표현으로 제조업 부흥을 이끌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자동차가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한국으로선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347억4400만 달러(약 50조3800억원)다. 해외 자동차 수출 중 절반가량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셈이다.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도 60억 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8%나 급증한 수치다. 반면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21억 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있을 수 없다.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에도 큰 부작용을 남길 수밖에 없다. 당장 수입품 가격 상승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요인이다.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면 평균 5만 달러인 미국 내 판매가격이 수천 달러씩 오르게 된다. 부품 관세로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가격도 대당 3500~1만2000달러 올라간다. 미국이 쏘아 올린 관세전쟁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미국은 3월 이후 관세 부과 품목을 철강·알루미늄에서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으로 늘려나가는 중이다. 앞으로 관세 대상 품목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알 수 없다.
게다가 국가별 상호관세도 4월 2일 이후 시행을 예고했다. 대응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인도는 대미 관세율을 낮추고 중국은 보복관세로 맞서는 양상이다. 수출의 30%를 반도체와 자동차에 의존해온 한국으로서는 당장 성장률 하락을 막는 게 급선무다.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야 글로벌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