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제조업 일자리 25%를 잃었다는 판단에서다. 마치 1945년의 브레튼우즈 체제를 무력화한 1971년 닛슨쇼크를 다시 보는 듯한 모양새다. 무역전쟁은 무역 규모 축소와 글로벌 공급망 파괴를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호관세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3.3%에서 20% 이상으로 올라간다. 관세 인상은 미국 물가를 상승시키고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미국 시장의 고립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상호관세 발표후 나타난 미국 증시의 폭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보면 상호관세로 미국의 근원 물가는 1.4%-2.2%p 정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세계화 폐쇄 정책은 성공하기 힘들다. 기술과 전문성 측면에서 상품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은 상호의존적이다. 반도체의 경우 네덜란드나 일본의 제조 장비와 한국의 메모리 생산을 배제하면 미국의 반도체 산업도 존재 불가하다.
특히 미국은 20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스스로 무력화하며 신뢰를 잃은 상태다. 상호관세율도 한국(25%) 요르단(20%) 니카라과(18%) 이스라엘(17%) 등 들쭉날쭉하다. 미국 무역적자액을 국별 적자액으로 나눈 값의 1/2를 적용한 결과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경제로서는 비상이다. 미국과의 FTA는커녕 앞으로 안보나 환율 면에서 추가로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급한 과제는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대미 협상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상품 무역에서는 반도체 조선 방산 등 경쟁력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한편 IT 등 서비스 분야의 무역을 확장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미국 이외의 시장에도 공을 들여 세계 전체가 보호무역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선도역할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