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키와 아디다스 수출국인 라오스와 미국에 의류를 수출하는 캄보디아는 이보다 더 높은 48%와 49%다. 34%인 중국보다도 높은 이유는 이들이 중국의 대표적인 대미 우회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중국의 3대 수출 시장이다.
중국의 베트남 수출액은 지난해 1620억 달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8% 늘어난 수치다. 중국의 한국 수출액 1520억 달러보다도 많다.
중국은 베트남에 주로 전자 부품을 수출한다. 베트남은 이 부품을 조립한 후 미국 등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 기업 외에 한국의 삼성전자도 베트남에서 휴대전화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긴 마찬가지다.
대만 폭스콘의 경우 휴대폰·노트북 외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그래픽 카드를 베트남 자회사에서 생산 중이다. 대부분 완제품은 미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10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액을 갈아치웠을 정도다. 2017년의 3배 넘는 규모다. 베트남 통계청 자료를 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6.93% 증가했다. 1분기에 1028억 달러를 기록한 대미 수출 증가 덕분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후 베트남 최고 지도자가 미국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0%로 낮추겠다며 협상을 요청했으나 기다리라며 무시당한 상태다.
태국의 사정도 베트남과 다르지 않다. 일본 카시오는 태국 공장에서 컴퓨터와 시계를 생산하고, 중국 공장에서는 악기와 시계를 생산해 주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른바 미·중 무역 마찰에 대비해 ‘중국 플러스 1’ 공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경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에 4조4000억 엔을 투자했다. 직접투자 증가율로 보면 75%다. 같은 기간 일본 기업의 중국 투자가 6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을 피해 동남아로 간 한국 기업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