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3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할 당시 수준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을 상대로 금리인하 압박을 지속하는 등 시장 불안을 조성한 결과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침해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지 못해 성장과 실업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인 셈이다.
달러화는 불안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달러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지수는 4월 둘째 주 2.8%와 지난주 8.2% 하락에 이은 하락 추세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물론 2008년의 달러 지수 저점에 비하면 40% 정도 올라간 수준이고 2020년보다도 12% 높다.
달러화의 특권도 예전만 못하다. IMF(COFER) 데이터를 보면 달러는 세계 외화보유액의 57%를 점유 중이다. 2001년에만 해도 이게 73%였다. 무역 거래에서 달러를 사용하는 비중도 53%에 불과하다.
국제 대출이나 예금의 60%와 채권발행의 70%, 외환거래의 88%를 달러로 거래하는 등 금융시장의 달러 의존도는 여전하다. 달러화 지폐 발행액은 2조 달러 규모다. 이 중 절반은 외국인 손에 있다.
달러화 수요가 늘면 미 금융자산 가치도 올라간다. 미국 기업이나 정부로서는 낮은 가격으로 차입할 수 있는 구조다. 달러 특권은 적자인 미국 재정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도 한다.
미 연방정부의 순 부채는 GDP와 비슷한 규모다. 연간 정부 재정 적자율은 7% 정도다. 아무튼 시장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인한 미 재정과 금융 시스템 위기를 걱정하는 모양새다.
몇 주 만에 달러 약세를 걱정할 만큼 트럼프 정책발 시장 충격이 크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