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약세와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진 결과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미 국채를 더 외면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약 4%나 하락했다. 4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는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 신흥국 국채 지수를 보면 현지 통화 표시 국채는 올해 들어 3.2% 정도 상승했다. 달러 표시 국채가 같은 기간 0.7% 상승한 것과 큰 차이다. 달러 표시 국채의 금리는 7.1% 수준이고, 미 국채도 4.12% 정도다.
현지 통화 국채의 평균 금리 4.03%보다 높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신흥국들이 달러 표시 국채 발행을 줄인 탓이다. 올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달러 국채 발행액은 5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나 줄었다.
최근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이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초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 불안기에는 외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던 과거와 정반대 현상이다.
5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저평가된 원화 가치가 외국인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월 초 연 2.808%에서 2.621%로 하락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같은 기간 0.26%p나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2.335%로 2022년 3월 이후 최저다.
외국인 매수세는 10년 만기 국고채 선물의 경우 이달에만 6만6525건에 이를 정도다. 순매수 금액도 매달 10조3670억 원 이상이다.
한국의 정부 부채비율이 낮은 데다 금리인하를 예고하고 있고 추경 물량도 많지 않은 게 국고채 인기로 나타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