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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만족도는 ‘한 끗 차이’… 건설사마다 ‘디테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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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만족도는 ‘한 끗 차이’… 건설사마다 ‘디테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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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영록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워킹맘 김모씨(37)는 층간 소음 문제로 아랫집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씨는 “아이들이 한창 뛰어 놀 나이라 ‘시끄럽다’며 아랫집에서 항의를 하는 일이 자주 있다”며 “다음에는 애초에 층간소음 자체를 줄여주는 설계가 돼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 지난 주말 부모님을 찾아간 임신부 최모씨(30)는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공간을 찾다가 결국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자리가 있었지만 만삭의 몸으로 일반 주차공간에 차를 세웠다가는 비좁은 틈 사이로 나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임신부들은 주차를 하다 보면 좁은 주차공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토로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설사들이 단지와 평면 내 ‘디테일’에 집중하고 있다. 작은 차이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상품이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단순 거주의 기능에서 벗어나 입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공간으로 그 기능이 확대되면서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고 거주자의 주거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속속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60㎜ 바닥차음재, 초보운전자와 여성운전자를 배려한 20㎝ 넓은 광폭주차장, 1층세대를 위한 필로티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이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단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디테일을 앞세운 아파트는 청약경쟁률도 좋았다. 지난달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에는 층간소음 예방을 위해 거실과 주방, 침실 바닥에 일반(30㎜)보다 2배 더 두꺼운 60㎜ 바닥차음재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 결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02대 1, 최고 13.36대 1을 기록하며 전 타입 마감됐다.

주차공간의 디테일을 살린 아파트는 시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서 전체 주차면적의 86% 정도를 일반 주차장보다 20㎝ 넓은 광폭 주차장으로 설계한 ‘별내 꿈에그린 더스타’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293만원선으로 별내신도시 평균(3.3㎡당 1230만원)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 구매에 있어 수요자들이 사소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판단해 구매를 결정함에 따라 건설사들도 이에 맞춰 디테일하고 실용적인 설계로 주거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요즘처럼 아파트 상품성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결국 분양성은 한 끗 차이로 결정이 나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세종시 2-1생활권 M5블록에 공급하는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는 모서리 부분까지 끊임없는 단열 설계, 거실과 주방에 60㎜ 바닥차음재를 적용한 층간소음 저감 설계 등 단지 곳곳에 특화설계를 적용했다. 지하주차장은 평균 10㎝ 넓은 광폭주차장으로 설계돼 넉넉한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부는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EMS)으로 월패드를 통해 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을 월별 그래프 형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3~29층 15개동 총 1258가구 규모이며 전용면적 59·84㎡ 중소형 대단지 아파트다. 단지는 21일까지 특별공급을 진행하고 22일 1순위, 23일 2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29일 당첨자 발표 후 1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정당계약을 실시한다. 아울러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동래명장’과 ‘e편한세상 염창’에도 단열설계,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지하주차장 LED 조명제어, 획기적인 층간소음 저감 설계 등 e편한세상의 특화설계를 적용한다.

대한토지신탁은 오는 23일 강원도 동해시 동회동 120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북삼 2차 웰메이드타운’을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0층 4개동 전용면적 66~111㎡ 총 260가구 규모로 단기간 완판된 ‘북삼 하우스디’에 이은 후속물량이다. 단지는 일반 주차장 대비 20㎝ 넓은 2.5m 광폭 주차장(경차 제외)을 선보인다. 단지 내부는 거실펜트리 및 드레스룸, 파우더룸 등 을 비롯해 2층(일부) 테라스, 최상층 다락방 등의 특화설계를 선보인다.

현대건설은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35-1,2 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아티움시티’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총 1186가구 규모의 복합단지다. 아파트는 총 1132가구 규모이며 오피스텔은 54실 규모다. 아파트 오피스텔은 모두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다. 아파트 세대 내부는 천장고를 최고 2.6m(40~49층 기준)로 높이고 친환경페인트, E0등급 가구재 등 친환경적 설계를 적용해 쾌적함을 더했다. 또 하이오티(HI-oT)라는 현대건설이 개발한 IoT 시스템을 아파트에 적용해 입주민의 편의성도 높였다.

한라가 울산광역시 북구 송정택지지구 B8블록에서 분양 중인 ‘울산 송정 한라비발디 캠퍼스’도 저층세대(일부세대)의 개방감 확보를 위해 천정고를 기존(2.3m)보다 높은 2.6m로 설계했다. 또 수요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주문형 인테리어 특화설계가 적용돼 주방가구 및 바닥재의 색상 선택이 가능하다. 또 1, 2층 세대에는 테라스 설계(일부)를 적용하는 등 특화설계를 선보인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5층 6개동 총 676가구로 지으며 전 세대 전용면적 84㎡ 단일면적형으로 구성된다. 단지의 당첨자 발표는 오는 22일, 정당 계약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 투시도. 사진=대림산업.이미지 확대보기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 투시도. 사진=대림산업.

최영록 기자 manddi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