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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인도네시아 자바 석탄화력발전사업 결국 승인...환경단체 "한전 경쟁력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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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인도네시아 자바 석탄화력발전사업 결국 승인...환경단체 "한전 경쟁력에 악영향"

한전, 30일 임시 이사회 열어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투자 승인
에너지 업계 "개도국 전기수요 급증...한전이 포기하면 다른 국가가 꿰찰 것"
환경단체 "그린 뉴딜 역행...장기적으로 한전 경쟁력에 악영향 미칠 것"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이 지난주 승인을 보류했던 인도네시아 자바(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을 결국 승인했다.

30일 한전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을 단독 상정, 원안대로 사업추진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 26일 한전은 정기 이사회에서 국내외 환경단체 반발 등 여론을 감안해 이 안건을 한 차례 '보류'했다.

그럼에도 한전 이사회가 보류 나흘만에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원안대로 가결시켰다는 것은 더 이상 이 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 관계자는 "이미 지난 주에 사업 승인을 전제로 현지 발주처와 계약 체결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에 각 1기가와트(GW)급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짓는 총 35억 달러(약 4조 25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한전은 5100만 달러(약 620억 원)을 투자해 15%의 지분을 확보하고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주주대여금 보증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두산중공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재무적 투자자로 각 7억 달러씩 대출을 제공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자바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국가전략 인프라사업'에 포함된 핵심 국책사업의 하나로, 인도네시아전력청(PLN)이 이끄는 현지 발주처는 지난해 12월 부지 매입과 진입로 공사를 마무리 짓고 본공사 착수를 기다리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 운용지침상 사업타당성 기준치인 0.5를 넘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국내 중소기업에도 8400억 원의 수출창출과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은 급속한 산업화로 전기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환경문제로 한전이 포기한다면 결국 중국 등 다른 국가가 사업을 맡을 것이다. 수주기회를 포기하기보다는 친환경설비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한전 이사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있다.

국내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의 윤세종 변호사는 "이번 사업 승인은 경제적, 환경적 리스크가 이미 널리 알려졌음에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내린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도 한전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한전 경영진이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향후 한전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전 사외이사로 이번 임시 이사회에 참석한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최승국 이사장은 "기후 위기에 대응해 그린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이 시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투자 결정이 내려져 안타깝다"며 "한전 구성원으로서 이번 결과를 수용하지만 앞으로 한전 이사회에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을 다루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