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7일 대기업의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토지보유 규모 상위 10개 기업이 소유한 토지는 2007~2017년 10년 동안 면적기준 약 6배 늘었고,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0.97%가 개인소유 토지의 54.1%를 소유하고 있다"며 "주로 경제적 기여도가 떨어지는 비사업용 토지 등 종합합산 과세 대상이 되는 토지에 대한 세율을 상향함으로써 부동산 투기를 제한하고 편중된 토지 소유 구조를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개정안은 주택 보유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50%에서 80%로 높이고, 보유기간이 1년 이상 2년 미만일 경우 현행 40%에서 70%로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또 조정지역 내 주택 분양권 거래의 양도소득세율도 현행 50%에서 80%로 올리며, 1가구 2주택자의 기본세율은 현행 10%에서 20%로, 3주택자는 20%에서 30%로 가산 부과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 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실수요 중심의 주택소유를 유도하기 위해 1가구 1주택에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보유기간과 더불어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하고, 단기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 중과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8일 현재 여당에서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강화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은 양경숙·강병원·김정호 의원의 발의안 정도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22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여당이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을 높이는 법안을 7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들 법안들이 어떤 형태로든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보유세는 늘리되 거래세는 줄인다'는 당초 방침을 바꿔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높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매물 잠김' 현상만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을 통해 보유기간 1년 미만 주택의 양도세율을 40%에서 5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는데, 7개월만에 이보다 더 높은 80%의 세율을 부과하는 법안이 여당 의원 12명에 의해 발의됐다는 점에서, 당정이 부동산 세부담 확대를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6.17 대책에 대한 여론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7월 내 처리라는 식으로 진행하면 졸속입법을 피할 수 없다"며 "고강도 수요억제 대책에도 집값 상승이 꺾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투기수요 때문이라기보다 1500조 원에 달하는 시중자금과 구매가능 계층의 소득상승 때문이다. 용적률을 높여 서울 도심 등 수요가 높은 지역에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집값 안정의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