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0년 간 연평균 서울지역 주택 입주물량이 7만 3000가구인 반면, 올해 입주물량은 8만 3000가구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앞으로 10년 동안 서울에서 10만가구 주택이 매년 공급될 예정이다”(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한결같이 서울지역 주택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정작 부동산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민간 부동산정보기업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입주예정 물량은 올해 3만 1000가구, 내년 2만 가구로 정부가 발표한 추산치에 크게 밑돈다. 정부가 유리한 통계만 보고 국민에게 알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정부가 ‘차질 없는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주택 공급도 실체가 없어 ‘숫자놀음’으로 보여 진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해 도심 주택 대량공급의 기치를 내걸고 발표한 8.4 부동산대책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과천청사 일대 부지 4000가구 공급 계획은 지난달 4일 백지화됐고,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용산 정비창 지역도 주민 반발에 부딪히면서 물거품 위기에 놓여 있다.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뜬구름 잡기식’ 부동산 정책으로는 집값 불안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 정책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수정·보완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장 흐름이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주민들 의견을 도외시한 숫자놀음식 정책의 반복은 시장의 저항과 왜곡만 불러일으킨다는 현상을 이미 겪었고, 지금도 보고 있다.
서민을 위한다는 20여 차례의 정부 부동산정책에 가장 힘들어하는 당사자는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아닌 ‘천정부지’ 집값과 전세값에 한숨 짓는 무주택 서민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