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 속도 낼까…안전진단 규제 대폭 완화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재건축 사업 '대못'으로 꼽히는 안전진단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5일부터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도시·주거환경 정비계획 수립지침'을 개정·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율에 과도한 영향을 주는 규제사항이었던 구조안전성 비중은 50%에서 30%로 하향 조정한다. 주거환경 비중은 15%에서 30%로, 설비노후도 비중은 25%에서 30%로 상향한다.

조건부 재건축 점수 범위도 조정한다. 그동안 평가점수가 30~55점 이하이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으나 조건부 재건축 범위를 45~55점 이하로 조정한다. 45점 이하는 즉시 재건축을 할 수 있다.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는 지자체가 필요한 경우에만 진행하도록 했다. 조건부 재건축 판정 단지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주변 지역 전·월세난 등의 사유로 필요한 경우에 정비구역 지정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측은 2018년 3월 이후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가 재건축 규제를 위한 수단으로 운영되다 보니 도심 내 양질의 주택공급 기반이 위축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전진단 단계에서 40년 이상 아파트도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안전진단으로 인해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준공 40년 이상 아파트는 △서울 송파 올림픽선수기자촌 △서울 영등포 광장 △경기 수원 파장동삼익 △부산 진구 백양 △경기 부천 극동·태경 △전남 여수 극동주공2단지 △대구 남구 파크맨션·세신 △대구 북구 칠성새동네 등이다.

준공 30년 이상~40년 미만 아파트는 △서울 강동 고덕주공9단지 △서울 노원 태릉우성 △서울 양천 목동신시가지9단지 등 전국 17개 단지로 조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등 재건축 시장 정상화를 위해 이미 발의된 법률 개정안도 조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