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 조합은 아파트 층수를 선정하는 내용이 담긴 ‘층수 결정의 건’을 총회 안건으로 올리고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투표에서 낮은 층수에 표가 몰린 데에는 공사비 상승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2월 153.26을 기록해 전년 동월(148.56)보다 3.16% 상승했다.
2020년 12월(121.80)과 비교해보면 3년간 상승률은 25.8%를 기록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12.3%)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분양할 수 있는 물량이 증가하더라도 늘어난 공사비 때문에 조합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초고층을 지을 기회가 있음에도 이를 포기한 단지는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뿐만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는 49층 재건축을 타진했다가 기존 안인 35층 재건축으로 조만간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도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아파트 규제 완화에도 초고층 아파트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는 최근 치솟은 공사비 때문”이라며 “서울 유명 단지들조차 초고층 재건축을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재건축 단지들이 초고층을 고집해 거액의 분담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