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특정 민간단체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환경부 감사서 일부 확인

수자원공사가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이 대표로 있는 특정 민간단체에 내부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사업비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환경부 감사에서 일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020년 '개방혁신R&D 연구개발 사업'을 공모하면서 해당 단체가 제안한 '한강 깃대종 조사와 보호 활동을 통한 유역공동체 의식 및 제고 방안'을 선정하고 1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문제는 이 단체의 대표인 A씨가 당시 국가물관리위원회 1기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공모사업 심사위원 중에는 국가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 2명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해관계자를 배제해야 한다는 공사 내부 규정에 위배되는 행위다.

수자원공사는 2018년부터 3년 동안 이 단체가 개최한 문화행사에도 협력비 200만 원∼100만 원씩을 10차례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도 협력비 지원 기준·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의혹들은 수자원공사가 국가물관리위원들을 조직적으로 관리·지원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낳고 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물관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며, 수계별 유역 범위 지정, 물 분쟁 등을 조정하는 국내 물관리 최고 기구다.

수자원공사 측은 "특정 단체 대표가 누군지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환경부 감사에서 지적한 대로 이해충돌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수자원공사의 내부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은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이해관계 방지를 위한 철저한 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