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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전문건설사'...올해 벌써 5곳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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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전문건설사'...올해 벌써 5곳 부도

전문건설사 부도 증가...원청의 경영난·미분양 증가·일감 감소 영향
종합-전문건설간 상호시장 진출 시행...불균형 심화
주택사업 경기전망 하락…추가 부도 가능성 제기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건설사 부도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건설사 부도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경기 불황과 원청업자의 경영난, 미분양 증가, 종합건설업체의 전문건설 시장 진출로 인한 일감 감소 등으로 인해 전문건설사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부도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총 5곳으로 집계됐다.
부도난 업체는 모두 전문건설사로 전년 같은 기간(2곳)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자 지난 2019년(10곳) 이후 최대치다.

전문건설사는 사업자가 건설공사의 하도급을 받아 전문 분야의 시공 기술을 가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회사로 일반건설사나 종합건설사보다 규모가 작다.
전문건설사의 가파른 부도 요인으로는 원청업자의 경영난, 대량의 미분양, 일감 몰아주기, 종합건설업체의 전문건설 시장 진출로 인한 일감 감소 등이 꼽혔다.

학계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 여건 개선이 쉽지 않은 만큼 부도나는 전문건설사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교수는 “최근 건설업계에 미분양이 6만 가구가 넘어가면서 원청업자가 전문건설사인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줄 수 없게 된 이유가 크다“며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늘어나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은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원청업자가 하도급 업자를 선정할 때 `쪼개기 내부거래`와 같은 일감 몰아주기 풍조도 늘어나고 있어 전문건설사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문건설업체와 종합건설업체 간 상호시장 진출로 종합건설업체 수주 쏠림 현상이 일어나 전문건설업체의 부도가 확산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건설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전문건설간 상호시장 진출을 시행했한 바 있다. 1976년부터 50여 년간 종합건설사가 할 수 있는 공사와 전문건설사가 할 수 있는 공사를 나눠왔는데 종합건설사도 전문공사를 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하지만 종합건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문건설업계의 수주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수주 불균형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종합건설업체는 2958건(31.6%), 1조2985억 원(26.5%)의 전문공사를 수주한 반면 전문건설업체가 수주한 종합공사는 689건(9.2%), 3895억 원(6.7%)에 불과했다.

이성수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회장은 “수천억원의 대규모 공사를 시공해야 하는 종합업체가 불과 2억원대 전문공사에 마구잡이식으로 진입해 싹쓸이 수주를 하고 있다”며 “전문건설업체는 90%가 1개 내지 2개 업종만을 보유해 종합공사 진출이 불가능하고 자재비와 인건비가 폭등해 건설공사를 하고 싶어도 수주를 할 수 없어 일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