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98조 원으로 투자 대상이 주택·오피스에 집중돼 있고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정부는 규제 일변도의 리츠 제도를 지원 중심으로 재편해 사업성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정부는 리츠를 통해 부동산 투자 뿐 아니라 개발까지 할 수 있게 규제를 풀었다. 이를 위해 리츠가 부동산을 직접 개발해 임대‧운영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리츠'를 도입하기로 했다.
50%로 정해진 1인 주식소유한도 제한도 없앤다. 이와 함께 공시‧의무 보고는 투자보고서만 보고하도록 완화한다. 리츠가 준공 후 2년 내 주식 30%를 공모하도록 한 공모 기한은 준공 5년으로 늘린다. 이는 개발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일반 투자가에게 전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리츠 투자 대상을 헬스케어, 테크 자산 등으로 확대한다. 리츠가 시니어주택을 개발·운영하면서 의료 등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헬스케어리츠를 내년까지 3곳 이상 공모할 예정이다.
리츠 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자 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기구인 리츠지원센터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장기간(20년 이상) 대규모로 임대할 수 있도록 리츠를 적극 활용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최소화한 '중산층 장기임대주택' 육성 방안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리츠 활성화방안 이외에도 하반기 매입임대주택 신속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매입임대주택을 당초 8만 가구에서 12만 가구로 늘려서 공급한다는 게 핵심이다. 올해 공급이 계획된 신축매입임대주택은 4만호다.
향후 2년간 신‧구축 주택 12만 가구를 매입해 시세보다 저렴한 전‧월세로 신속히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축매입임대 공급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세제 감면 제도도 시행된다. 건설사가 토지나 주택을 매입할 때 취득세를 깎아 주는 비율을 현행 10%에서 15%로 늘린다. 법인의 토지 양도세 추가세율(10%) 배제 일몰기한은 2027년 12월까지 연장한다.
또 건설사업자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LH 신축 매입에만 도입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PF보증이 지방공사와 지자체로 확대된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와 매입임대주택을 확대 공급하는 것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년 가까이 오르면서 매매 가격도 자극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반기 입주 물량 감소와 임대차2법 만기 도래 등으로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전셋값을 안정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리츠 활성화와 매입임대주택 신속공급 계획안이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