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 고금리, 주택경기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시들해졌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이 하반기 들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2차에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이 입찰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은 방배7구역 일대를 최고 19층 316가구 아파트로 새로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두 건설사가 소규모인 방배7구역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강남권 입지 때문이다. 소규모 단지여도 강남권 수주라는 상징성이 커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방배7구역은 서울지하철 7호선 내방역과 서리풀공원이 반경 300m 안에 있다. 여기에 강남대로 일대 업무지구와 연계된다는 장점도 있다.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과 '호반써밋'의 입지를 강남권에서 확장하기 위해 방배7구역 수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전망이다.
호반써밋이 방배7구역 수주에 성공하면 서초·강남구 첫 레퍼런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8년 송파구 오금동에 호반써밋베르디움더퍼스트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이후에는 강남3구에서 수주 소식이 전무했다.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은 지난 6월 신반포2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첫 깃발을 꽂았지만 강남권 드파인 브랜드의 '레퍼런스'를 추가로 만들어야 향후 수주전에서 더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건설사의 주거 브랜드를 알리고 실적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규모가 작더라도 핵심 입지를 갖춘 강남 정비사업장을 수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가 강남권 같은 곳에 한 번 세워지면 다른 정비사업 조합들이 이를 '레퍼런스' 삼아 시공사를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